삼성전자, LG전자, SK하이닉스 등 세계적 기업이 포진한 한국은 자타가 공인하는 전자 강국입니다. 중국, 인도 등 후발 주자들의 추격이 거세지만 여전히 국제 사회에서 높은 평가를 받고 있습니다. 이런 측면에서 신문사 재직 시절 진행했던 썬마이크로시스템즈 회장과의 인터뷰는 한국 IT 산업의 미래에 적지 않은 시사점을 제공합니다. 당시 작성했던 기사를 공유해 봅니다.^^
<기사 및 사진 출처: 매일경제신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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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캇 맥닐리 회장 "우리 집은 삼성 하우스"
썬마이크로시스템즈 회장, TVㆍDVD 등 삼성 제품
"아이들이 새 집을 보고 '삼성 하우스'라고 얘기합니다.(웃음)"
한국을 방문한 스캇 맥닐리 썬마이크로시스템즈 회장(53)은 9일 서울 소공동 롯데호텔에서 기자 간담회를 갖고 한국 시장의 중요성을 거듭 강조했다. 맥닐리 회장은 "최근 미국 캘리포니아주 팔로알토에 새 집을 마련했다"며 "TV, 블루레이 DVD 등을 모두 삼성전자 제품으로 들여놨더니 아이들이 우스갯 소리로 삼성 하우스라는 애칭을 지어줬다"고 밝혔다.
그는 또 "이들 가전제품 중에는 썬의 '자바(컴퓨터 프로그래밍 언어)' 기술을 바탕으로 한 것이 많다"며 "소비자 가전시장에 공을 들이고 있는 상황에서 전자 강국인 한국 제품을 사용하는 것은 당연한 일"이라고 덧붙였다. 맥닐리 회장은 썬이 한국 시장에 정성을 쏟는 이유도 같은 맥락에서 찾았다.
그는 "삼성전자, LG전자는 글로벌 가전 시장에서 최고 수준의 점유율과 영향력을 갖춘 기업들"이라며 "이들이 모두 한국 기업인 만큼 한국을 자주 방문해 사업 기회를 발굴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그는 이어 "구체적으로 내용을 밝힐 수는 없지만 한국 기업들과 핵심 기술 분야에서 깊이 있는 대화를 나누고 있다"며 "이들과의 긴밀한 파트너십을 통해 가전 시장내 입지를 넓혀 나갈 계획"이라고 덧붙였다.
실제 한국썬은 지난해 전세계 썬의 지사들 중 가장 높은 2005년 대비 13% 성장률을 기록했다. 이에 따라 올 7월 서비스 전략사업본부가 싱가포르에서 서울로 이전되며 아시아태평양지역 본부도 한국에 들어섰다.
한편 맥닐리 회장은 한국의 IT(정보기술) 환경에 대한 충고도 아끼지 않았다. 그는 "기술 전문성이 뛰어난 한국의 'CIO(최고정보책임자)'들은 높은 수준의 인프라 구축에 집착하는 경향이 있다"며 "IT 전문기업을 대신해 사내에서 직접 IT 인프라를 구축하는 것이 대표적 사례"라고 지적했다.
하지만 그는 "비행기를 직접 만들기보다는 보잉, 에어버스를 이용해 여행하는 것이 효율적인 것처럼 인프라에만 초점을 맞추지 말고 서비스 측면에서 IT 경쟁력을 키워야 한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맥닐리 회장은 이를 위해 '공개 소프트웨어(프로그램의 개발코드를 공개해 자유롭게 열람하고 응용할 수 있도록 허용된 소프트웨어)' 개념을 제시했다. 기자회견에 앞서 한국정보산업연합회가 주최한 경영자 조찬회에 참석한 맥닐리 회장은 공개 소프트웨어를 적극 활용할 것을 당부했다.
그는 "특정 기업의 기술, 플랫폼에 얽매이면 IT 환경은 점점 복잡해지고 이를 연결하기 위해 많은 돈을 쏟아 부어야 한다"며 "정부가 앞장서 자바 등 공개 소프트웨어를 통해 공통의 IT 환경을 구축하면 의사 소통이 원활해지고 비용도 절감할 수 있을 것"이라고 얘기했다.
지난 1982년 동료 3명과 함께 캘리포니아에서 썬마이크로시스템즈를 창업한 맥닐리 회장은 현재 회장 겸 이사회 의장으로 재직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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