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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계 여행/동남아시아

인도네시아 수영장에는 비키니가 없다?(1)

by junghwan 2018. 3. 6.

인도네시아 수영장에는 비키니가 없다?

일부사처제 vs 대중교통 여성 전용 공간...이슬람교와 여성 인권



인도네시아에서 본격적인 업무를 시작한 2013년 말의 일입니다. 반둥 남쪽 지역의 한 아파트에 보금자리를 마련한 저는 토요일, 일요일이면 빼놓지 않고 단지 내 수영장을 방문했습니다. 외국인들도 제법 살았던 아파트에는 2개의 실외 수영장이 있었는데, 부족한 운동량을 보충하면서 주말을 보내는데 제격이었습니다. 주로 아이들과 가족들이 수영장을 찾았는데 어느 순간 머리를 스쳐 지나간 궁금증이 있었습니다. 

"비키니를 입은 여성들은 왜 없지?" 아파트에 입주한지도 한 달 여가 지나가고 있었지만 비키니 차림의 여성과 마주친 기억이 없었던 것입니다. 젊은 여성들조차도 반바지 혹은 원피스 수영복을 입고 물 속에 들어가는 경우가 대부분이었습니다. 심지어 '히잡(Hijab, 무슬림 여성들이 얼굴 등을 감추기 위해 쓰는 가리개)'을 포함한 입던 옷 그대로 물장구를 치는 여성들도 있었습니다. "과연 수영을 하는 기분이 들까?" 생각이 절로 들었습니다.
 

온천으로 유명한 반둥 인근의 찌아뜨르(Ciateur) 지역에 갔을 때도 비슷한 광경을 목격했습니다. 나이를 불문하고 평상복 그대로 노천탕에 발을 담그는 여성들에게서는 비키니가 보편화된 나라들과는 전혀 다른 분위기가 느껴졌습니다. 남성들의 경우, 삼각팬티를 입은 현지인들이 거의 없다는 점 외에는 색다른 모습을 발견하기 힘든 것과 사뭇 대조적이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