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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저리 주저리/사회 문화93

일본 속 고려마을을 찾아서(12) 사이타마현 히다카시 '고려향', 도쿄 신오쿠보 '고려박물관'을 가다 이역 만리에서 왕릉을 발견했지만 반가움보다는 안타까움이 몰려 왔다. 한때 중원 대륙을 호령했던 고구려 왕손의 무덤이라고 하기엔 너무나 초라했기 때문이다. 만감이 교차하는 약광왕의 무덤을 뒤로 한 채 제법 가파른 돌계단을 올라갔다. 관리인으로 보이는 할머니에게 300엔의 입장료를 내고 중문에 들어서니 잘 다듬어진 정원과 소박한 연못이 펼쳐져 있었다. 그리고 뒷편의 돌계단을 한 차례 더 오르니 성천원 본당이 그 위용을 드러냈다. 성천원은 고구려의 승려 승낙이 약광왕의 명복을 빌기 위해 지은 기도절로 알려져 있다. 승낙의 사후 그의 제자이자 약광왕의 셋째 아들인 성운이 승낙의 유지를 받들어 751년 완성했다고 한다. 2022. 11. 7.
일본 속 고려마을을 찾아서(11) 사이타마현 히다카시 '고려향', 도쿄 신오쿠보 '고려박물관'을 가다 국가지정 중요문화재로 지정된 초가집 형태의 가옥으로 고려씨들이 마을 아이들을 교육시킨 장소이기도 하다. 다다미가 깔리고 일본식 목조 건축의 특징이 군데군데 묻어나는 가옥은 고구려 후예들이 일본 땅에서 적응해온 모습을 시위하는 듯 했다. 고려가 앞마당에서 때마침 열리고 있었던 국화전을 감상한 뒤, 약광왕의 무덤이 있는 성천원(聖天院)으로 이동했다. 도라이를 벗어나 이정표를 따라 오른쪽으로 난 오솔길로 접어드니 곧 성천원 산문이 등장했다. 고색창연한 산문을 통과해 우측으로 시선을 돌리면 고려왕묘(高麗王廟) 현판이 나타난다. 이 곳이 바로 약광왕의 묘소이다. 고구려 양식으로 짐작되는 안 쪽의 석탑이 약광왕의 무덤을 지키고 있는 것 같았다. 2022. 11. 4.
일본 속 고려마을을 찾아서(10) 사이타마현 히다카시 '고려향', 도쿄 신오쿠보 '고려박물관'을 가다 국내에도 어느 정도 소개된 곳 이여서 인지 최규하 전 대통령, 배우 최수종씨 등 한국인 이름을 한자로 적은 명패들이 제법 많았다. 오미쿠지(おみくじ, 신사 등에서 길흉을 점치기 위해 뽑는 제비로 한 편에 매달아 놓음) 등 익숙한 신사의 풍경을 감상하면서 조금 더 올라가자 본당이 나타났다. 바로 이 본당 안에 약광왕이 모셔져 있었다. 나라를 잃은 슬픔을 견디며 이국에서 고구려인의 기상을 뽐낸 조상을 생각하며 절로 고개가 숙여졌다. 신사의 역사 및 관련 자료, 사진 등을 정리해 놓은 사무소들 둘러본 뒤 신사 뒤편의 고려가(高麗家) 주택으로 방향을 잡았다. '신 일본 속의 한국문화답사기'에 따르면 이 곳은 고려의 궁사들이 머물던 집이다. 2022. 11. 2.
일본 속 고려마을을 찾아서(9) 사이타마현 히다카시 '고려향', 도쿄 신오쿠보 '고려박물관'을 가다 실제 신사 내에 마련된 한글 안내문, 홈페이지의 한국어 설명 등으로부터는 일본의 다른 한국 관련 신사에서는 기대하기 힘든 한국에 대한 배려를 엿볼 수 있습니다. 지금은 약광왕의 60대 후손인 궁사가 창건 1300주년을 맞는 2016년 시초인 고구려인들의 업적을 조명하기 위해 다양한 행사를 준비하고 있습니다. 월요일 오후라서 그런지 아담한 신사 내부는 비교적 한산했습니다. 출세를 보장해주는 대표적 출세신사로 참배객이 몰려든다는 사전 지식과는 달리 몇몇 노부부들과 가족 단위 방문객 외에는 인적이 드물었습니다. 입구를 지나치자 왼쪽으로 신사를 방문한 이들을 기념하는 이름표가 걸려 있었습니다. 2022. 10. 3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