송인서적의 부도 이후 위기감이 커진 출판업계 못지 않게 발등에 불이 떨어진 곳이 바로 고등교육 분야입니다. 특히 저출산과 이에 따른 학령 인구의 감소 추세 속에 생존의 기로에 선 대학들이 늘어나고 있습니다. 대학 구조조정, 고등교육 수준 향상 등 구호가 더 이상 낯설지 않게 들릴 정도입니다.
글로벌 시대의 본격적인 도래와 함께 많은 대학들이 국제화에서 경쟁력 강화 해법을 찾고 있습니다. 이와 관련해 예전에 미국 보스턴대 총장과 인터뷰했던 기사를 공유합니다. 제법 오래된 얘기이지만 여전히 시사점이 적지 않은 것 같습니다.
<기사 및 사진 출처: 매일경제신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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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학 가치는 글로벌 경험 심어주는 것"
송도 글로벌 캠퍼스 진출은 신중히 할 것
로버트 브라운 美 보스턴大 총장 인터뷰
"전세계 대부분의 대학들이 국제화를 간절히 원하고 있습니다. 하지만 총장들이 악수를 나누며 교환학생 프로그램을 위한 MOU(양해각서)를 체결한다고 해서 글로벌 대학으로 발돋움하는 것은 아닙니다."
이웃집 아저씨를 연상시키는 푸근한 체격에 사람 좋아 보이는 인상까지. 고루할 것 같은 상아탑의 이미지는 아니었지만 그렇다고 입 바른 소리를 쏟아낼 것 같지도 않았다. 하지만 기자의 질문을 예상이라도 한 듯 명쾌한 답변을 내놓는 로버트 브라운(57) 미국 보스턴대 총장의 말에는 거침이 없었다.
한국 동문회 초청으로 방한한 브라운 총장은 지난 16일 기자와 만나 바람직한 대학 국제화의 모습을 제시하는데 인터뷰 대부분을 할애했다. 화학공학 학사,석사,박사 학위를 받은 브라운 총장은 MIT 화학공학과 교수, 공대 학장 등을 역임한 뒤 2005년 보스턴대의 10대 총장으로 부임했다.
브라운 총장은 장기적 관점에서 대학의 발전 방향이 명확히 설정돼야만 국제화의 결실을 맺을 수 있다고 거듭 강조했다. 전략이 수반되지 않은 채 소수의 학생들에게만 영향을 미치는 국제화로는 글로벌 경쟁력을 쌓을 수 없다는 얘기다. 그는 "국제화에 목을 매고 있는 전세계 대학들에 얼마나 많은 학생들을 해외로 내보내고 있냐고 묻고 싶다"며 "2% 혹은 5%의 학생들만이 교환학생 프로그램을 이용한다면 이는 국제화를 전략적으로 추구하지 못한 것"이라고 꼬집었다.
브라운 총장은 보스턴대의 국제화를 예로 들었다. 그는 "현재 학부생의 약 40%가 한 학기 이상을 외국대학에서 공부하며 기업체에서 인턴십도 체험하고 있다"며 "여기에 지난해에는 두바이 헬스케어씨티에 치과교육연구소를 설립하는 등 국제화에 더욱 속도를 내고 있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그는 또 "이를 통해 사회의 거울로서 학생들에게 글로벌 경험을 제공해야 하는 대학의 핵심 가치를 적극 실현하고 있다"며 "한국 대학들 역시 사회가 요구하는 자질로 무장한 학생들을 배출할 수 있는 플랫폼으로서의 국제화를 추진해야 한다"고 당부했다.
이와 함께 브라운 총장은 경제위기 시대를 맞아 몇몇 분야에 특성화된 대학보다는 종합대학을 찾는 학생들의 발길이 늘어나고 있다고 주장했다. 그는 "경기 침체 속에 졸업 후 과연 일자리를 구할 수 있을까 하는 두려움이 캠퍼스에도 확산되고 있다"며 "이에 따라 인문학, 공학, 경영학 등을 다양하게 접하면서 진로를 모색하고 복수 학위도 취득할 수 있는 종합대학의 인기가 상대적으로 높아지고 있다"고 설명했다.
한편 브라운 총장은 송도글로벌대학캠퍼스에 진출할 계획이 있냐는 질문에는 다소 신중한 입장을 보여 눈길을 끌었다. 그는 "한국 정부가 추진하고 있는 송도글로벌대학캠퍼스 프로젝트에 관해 알고 있다"며 "분교 설립에 따른 기회비용 등을 고려해야 하는 만큼 의사 결정을 내릴 때까지는 상당한 시간이 걸릴 것"이라고 내다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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