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엄숙함3

동남아 대지에 잠들어 있는 조선의 흔적(7) 동남아 대지에 잠들어 있는 조선의 흔적 묘지 여기저기에서 낙서가 발견됐고, 파손 및 변색의 자국도 역력했다. 서울의 현충원과 같은 광경을 예상했던 것은 아니지만 전반적으로 거의 방치돼온 것 같은 느낌이었다. 주위를 둘러보니 다른 묘지들의 상황도 엇비슷했다. 심지어 무덤 옆에서 음료수를 마시고 연을 날리며 왁자지껄 떠드는 현지인들도 쉽게 눈에 띄었다. 마치 주말을 맞아 나들이를 나온 가족 및 친구들 같았다. '인도네시아에서는 남녀노소를 막론하고 공동 묘지를 일상의 공간으로 받아들이고, 그래서 허영의 묘지도 엄숙함과는 거리가 먼 것일까'라는 생각이 문득 스쳐갔다. 쓰레기를 한편으로 치우고 허영의 출생과 사망 시점을 알려 주는 묘지를 카메라에 담은 뒤 자세한 정보를 구하기 위해 관리인 사무실로 발걸음을 뗐다. 2018. 9. 4.
동남아 이해를 위한 코드, 2억5천만명 무슬림과 라마단(5) 동남아 이해를 위한 코드, 2억5천만명 무슬림과 라마단 실제 라마단 대장정에 돌입한 5월 하순 자카르타에서는 예전과 같은 엄숙함을 찾아보기 어려웠다. 일부 주류 전문점 등을 제외하면 낮 시간에도 평상시와 마찬가지 모습으로 영업을 하는 상점들이 많았다. 시내 중심부에 사무실을 둔 한 한국 기업 사무소장은 "얼마 전까지만 해도 금식 기간이면 점심 시간에도 건물 엘리베이터가 한산했는데 올해는 그런 것 같지 않다"고 귀띔했다. 지방에 비해 아무래도 대도시의 환경이 개방적임을 감안해도 4년 전 반둥에서의 경험과는 자못 대조적이었다. 오히려 급증하는 부카 푸아사 만찬 및 쇼핑 지출 등 '라마단 특수'를 겨냥한 다양한 프로모션 행사들이 도심 쇼핑몰 곳곳에서 한창이었다. 요란한 폭죽 소리와 함께 밤새 이슬람 기도문이 .. 2018. 7. 5.
독립 인도네시아 꿈꾼 한국인 영화 감독(8) 독립 인도네시아 꿈꾼 한국인 영화 감독자카르타 쁘땀부란 공동 묘지 내 허영 무덤을 찾아서 하지만 꼬박 7시간을 비행기에서 보낸 뒤 마주한 묘지는 예상과는 사뭇 달랐습니다. 묘지 여기저기에서 낙서가 발견됐고, 파손 및 변색의 자국도 역력했다. 주변 역시 빈 병과 과자봉지, 담배꽁초 등 쓰레기로 가득 했습니다. 현충원과 같은 풍경을 예상했던 것은 아니지만 전반적으로 거의 방치돼온 것 같은 느낌이었습니다. 주위를 둘러보니 다른 묘지들의 상황도 비슷했습니다. 심지어 무덤 옆에서 음료수를 마시고 연을 날리며 왁자지껄 떠드는 현지인들도 쉽게 눈에 띄었습니다. 마치 주말을 맞아 놀러 나온 가족, 친구들 같았습니다. 인도네시아에 대한 기본적인 지식조차 부족한 때라 '남녀노소를 막론하고 공동 묘지를 일상의 공간으로 받아.. 2017. 9. 2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