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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려마을4

일본 내 한국 문화유산을 찾아서(7) 일본에서 발견하는 조상들의 발자취사이타마현 히다카시 '고려향(高麗鄕)'을 가다 만감이 교차하는 약광왕의 무덤을 뒤로 한 채 제법 가파른 돌계단을 올라갔습니다. 관리인으로 보이는 할머니에게 300엔의 입장료를 내고 중문에 들어서니 잘 다듬어진 정원과 소박한 연못이 펼쳐져 있었습니다. 그리고 뒷편의 돌계단을 한 차례 더 오르니 성천원 본당이 그 위용을 드러냈습니다. 성천원은 고구려의 승려 승낙이 약광왕의 명복을 빌기 위해 지은 기도절로 알려져 있습니다. 승낙의 사후 그의 제자이자 약광왕의 셋째 아들인 성운이 승낙의 유지를 받들어 751년 완성했다고 합니다. 히다카시의 전경이 한 눈에 들어오는 본당 앞마당에서 잠시 숨을 돌린 뒤, 이번에는 약광왕의 동상이 서 있는 본당 오른쪽으로 향했습니다. 아무도 없는 경내.. 2017. 6. 24.
일본 내 한국 문화유산을 찾아서(3) 일본에서 발견하는 조상들의 발자취사이타마현 히다카시 '고려향(高麗鄕)'을 가다 서울의 초가을을 떠올리게 하는 따뜻한 날씨만큼 고마신사로 가는 길은 쾌적했습니다. 도로변으로 들어선 채소밭, 차밭과 농가들을 지나치면서 전형적인 한국의 농촌마을에 온 것 같은 기분이 들었습니다. '피는 물보다 진하다'고 제 몸 속에 고구려 조상들의 피가 흐르기 때문인가 생각해 봤습니다. 방문객들이 혹시나 길을 잃을까 봐 세심하게 마련해 놓은 표지판을 하나 둘씩 세어가다 보니 흥미로운 푯말이 시야에 들어왔습니다. 밭 한가운데 '고마가와부동산(高麗川不動産)' 푯말이 세워져 있었습니다. 한여름 무더위를 피해 마을 사람들이 즐겨 찾는 물줄기인 고마가와(高麗川)를 쫓아 이름을 지은 부동산 광고였습니다. 동네 이름과 역 이름은 물론 가게.. 2017. 6. 20.
일본 내 한국 문화유산을 찾아서(2) 일본에서 발견하는 조상들의 발자취사이타마현 히다카시 '고려향(高麗鄕)'을 가다 '가깝고도 먼 나라' 일본에 위치한 고려마을을 직접 구경한다는 들뜬 마음으로 신주쿠행 JR야마노테선 열차에 오른 것은 11월 초의 월요일 오전이었습니다. 도쿄 중심과 사이타마현을 연결하는 사이쿄센이 들어오는 플랫폼에서 열차를 기다리며 첫 문화답사를 떠나는 역사학과 신입생 마냥 설레였습니다. 신주쿠역을 떠난 쾌속열차는 이케부쿠로 등 도심 지역을 빠져 나가면서 조금씩 속도를 내기 시작했습니다. 차창 밖으로 펼쳐지는 도쿄 외곽 지역의 경치를 감상하다 보니 어느덧 50분 남짓한 시간이 흘렀고, 종점인 카와고에역에 도착했습니다. 곧바로 교외선을 연상시키는 JR 카와고에센으로 갈아타고 카와고에역을 출발한지 20여분. 점심시간을 조금 지난.. 2017. 6. 19.
일본 내 한국 문화유산을 찾아서(1) 일본에서 발견하는 조상들의 발자취사이타마현 히다카시 '고려향(高麗鄕)'을 가다 '고마', '시라기', '구다라' 등 단어를 들어보신 적이 있는지요? 이들은 각각 일본에서 '고구려(高麗)', '신라(新羅)', '백제(百濟)'를 지칭하는 말들입니다. 학창 시절 국사 시간에 어렴풋이 배웠던 고대 도래인에서 시작된 한반도와 일본 간의 관계를 보여주는 표식이기도 합니다. 그렇습니다. 한국과 일본 간의 오랜 교류사를 증명하는 흔적은 일본 전역에서 찾아볼 수 있습니다. 한반도와 가장 근접한 규슈 지방은 물론 천년 고도인 교토와 오사카 일대, 주고쿠 지방과 수도인 도쿄까지 셀 수 없을 정도로 많은 문화 유적들이 존재합니다. 여기에서는 도쿄 인근 사이타마현 히다카시의 '고마노사토(高麗鄕)'를 소개하려고 합니다. 고려향으.. 2017. 6. 18.