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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저리 주저리/국제 이슈

무슬림 국가에서 만난 여장남자(1)

by junghwan 2018. 10. 10.

무슬림 국가에서 만난 여장남자 '와리아'


#1. 인도네시아 제3의 도시 반둥에서 업무를 시작한 지 얼마 되지 않았던 2014년 상반기 무렵이었다. 퇴근 길 여기저기서 차량을 향해 손을 흔드는 짧은 치마 차림의 젊은 여성들이 유독 시선을 사로잡았다. 도로 안쪽으로 성큼 들어와 운전자와 탑승자를 유혹하는 모습에 처음에는 직업 여성들일 것으로 짐작했다. 하지만 신호가 바뀌기를 기다리는 사이 차량 옆으로 바싹 다가온 이들은 일반 여성과는 자못 달랐다. 눈에 띄는 진한 화장과 골격 있는 몸매, 그리고 과장스러운 몸짓까지. 현지인 친구는 여성들이 ’와리아(waria)’라고 귀띔했다. 인도네시아 공용어로 여성을 뜻하는 와니타(wanita)와 남성을 의미하는 프리아(pria)를 합성해 만든 말로 바로 여장 남자였던 것이다. 인도네시아 체류 기간 동안 도시 지역을 중심으로 와리아들을 심심치 않게 접할 수 있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