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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저리 주저리/정치 경제

영국 총리의 하드 브렉시트(Brexit) 발표와 유럽연합(EU) 탈퇴 협상

by junghwan 2017. 1. 18.

예상대로 영국이 '하드 브렉시트(유럽연합 탈퇴, Brexit)' 입장을 분명히 했습니다. BBC와 Guardian 등 영국 언론에 따르면, 지난 17일(현지 시간) 런던 웨스트민스터의 랭커스터 하우스 연단에 선 테레사 메이 영국 총리는 하드 브렉시트를 천명했습니다. 

2016년 6월 브렉시트 찬반 여부를 묻는 국민투표에서 찬성 51.9%로 결정된 영국의 EU 탈퇴를 공식 선언한 것입니다. 이날 연설에 앞서 미리 공개된 연설문 등을 통해서 하드 브렉시트는 상당 부분 예견된 바 있습니다.

'글로벌 영국(A Global Britain)'을 강조한 기사 내용이 눈에 띈 중앙일보의 메이 총리 연설 보도 일부분을 옮겨보면 다음과 같습니다. 

메이는 "우리는 (브렉시트를) 더욱 강한 영국, 진정한 글로벌 영국을 만드는 기회로 삼겠다"며 "부분적인 EU 회원 자격이나, 반은 머물로 반은 떠나는(half-in, half-out) 일은 없다"고 단언했다. EU 단일시장과 관세동맹을 동시에 탈퇴하는 '하드 브렉시트'를 천명한 것이다. (중략) 그러면서도 "영국은 위대하고 국제적인 무역의 나라가 될 것"이라며 "유럽의 국경을 넘어 오랜 친구와 새 동맹 모두와 관계를 맺으러 세계로 나가겠다"고 설명했다. EU와 최대한 좋은 조건의 무역 협상을 이끌어내면서 영국 독자적으로 한국, 미국, 브라질, 인도 등과의 자유무역협정(FTA)을 체결하겠다는 전략이다. <출처: http://news.joins.com/article/21137922>

요약하자면, 단일시장을 구축하고 단일통화를 실현하는 것을 우선 목표로 1993년 11월에 창립된 EU를 떠나 세계로 눈을 돌리겠다는 청사진을 제시한 것입니다. 물론 이날 하드 브렉시트 선언이 곧바로 영국의 EU 정식 탈퇴로 이어지는 것은 아닙니다. 메이 총리가 "The final deal would be put to the vote in Parliament"라고 밝힌 것처럼, 의회의 동의 절차를 남겨두고 있습니다. 

여기에 EU와도 본격적인 탈퇴 협상을 개시해야 합니다. 하지만 세계 정치 경제의 지형을 근본적으로 흔들 수 밖에 없는 이날 연설에 전세계는 촉각을 곤두 세울 수 밖에 없습니다. 당장 독일을 중심으로 한 EU 27개 회원국들이 영국의 '단물 빨아먹기(cherry picking)' 경고 메세지를 보내는 등 향후 탈퇴 협상을 둘러싼 줄다리기를 예고하고 있습니다.

메이 총리는 국경 및 이민 통제, FTA(자유무역협정) 체결, EU로부터의 사법권 확보 등을 유럽연합 탈퇴 이후의 과제로 제시했습니다. 서민 경제 악화와 이에 따른 반이민 정서 확산, EU 최대 경제대국 독일과의 주도권 싸움 등 그동안 영국 사회를 뜨겁게 달궜던 논란들이 브렉시트 선언 배경으로 작용했음을 짐작할 수 있는 대목입니다. 

사실 EU는 인류 역사상 가장 야심적인 정치 실험 중 하나로 불렸습니다. 지리적 거리에도 불구하고, 10개 회원국을 두고 있는 아세안(동남아시아국가연합, ASEAN)이 벤치마킹 의지를 숨기지 않았을 정도였습니다. 하지만 여전히 불씨를 안고 있는 중남부 유럽 국가들의 경제위기와 맞물려 유럽통합에 대한 의구심은 더욱 커질 것으로 보입니다. 

영국의 입장이 명확해 지면서 파운드화가 급등하는 분위기 속에서 앞으로 어떤 파장이 밀려올지, 그리고 한국에는 어떤 영향을 미칠지 예의주시해야 될 것 같습니다.

<사진 출처: BBC 화면 캡처 및 구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