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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저리 주저리/정치 경제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 구속영장 심사와 발부 여부

by junghwan 2017. 1. 18.

영국의 하드 브렉시트(유럽연합 탈퇴, Brexit) 선언이 가장 핫한 국제 이슈였다면, 국내에서는 단연 삼성전자 이재용(49) 부회장의 구속 여부가 눈길을 끈 하루였습니다. EU(유럽연합)에서 벗어나 독자적인 길을 걷겠다는 영국의 강경 노선은 어느 정도 한국에 영향을 미칠 수 밖에 없습니다. 파운드화의 움직임과 맞물려 영국에 진출한 국내 기업들에 민감한 이슈임은 물론 영국과 한국의 FTA(자유무역협정) 추진 가능성도 벌써부터 제기되고 있습니다. 

하지만 아무래도  부회장에 대한 구속영장 심사 뉴스에 비해서는 우선 순위가 밀리는 듯 합니다. 그만큼 재계 서열 1위이자 세계적 IT(정보통신) 기업으로 발돋움한 삼성호의 선장에 대한 국민적 관심은 뜨겁습니다.

이 부회장은 18일 오전 서울 서초동에 위치한 서울중앙지방법원에 모습을 드러냈습니다. 조희연 서울중앙지법 영장전담 부장판사의 심리로 진행된 구속 전 피의자 심문(영장실질심사)를 받기 위해서였습니다. 박영수 특별검사팀은 지난 16일 430억원대 뇌물공여 및 횡령, 위증 등 혐의로 이 부회장에 대한 구속영장을 청구한 바 있습니다. 

3시간 40분 가량의 심리가 끝난 후 이 부회장은 서울구치소로 이동해 현재 구속 여부를 기다리는 중입니다. 19일 새벽쯤 법원의 결정이 나올 것으로 보이는 가운데, 만약 영장이 발부되면 이 부회장은 구치소에 즉시 수감됩니다. 반면 영장이 기각된다면 귀가할 수 있습니다. 

언론보도 등에 따르면, 긴장한 모습의 이 부회장은 이날 법원에서 자신을 기다리던 취재진의 질문에 아무런 대답을 하지 않은 것으로 전해졌습니다.

주지하다시피, 이 부회장의 구속 여부는 '비선 실세' 국정 농단 의혹 사건 수사의 분기점이 될 전망입니다. 특검은 '최순실 게이트' 정점인 박근혜 대통령을 수사하기 위해서는 반드시 이 부회장이 구속돼야 한다는 입장입니다. 그래야만 박 대통령의 뇌물공여 혐의를 입증하는데 탄력을 받을 수 있기 때문입니다. 

반대로 이 부회장의 변호인단은 "최 씨와 박 대통령의 압박에 따라 어쩔 수 없이 지원했다"면서 부정 청탁, 대가성 자체를 부인하고 있습니다. 매출 300조원이 넘는 삼성의 경영 공백과 투자 및 고용 차질도 불가피한 만큼 이 부회장의 구속만은 피하고 싶어하는 것입니다. 특검과 변호인단이 나란히 '(청탁의) 대가성 여부가 최대 쟁점'이라며 강조하면서 진검 승부를 펼치는 이유도 바로 여기에 있습니다. 

특검의 수사 선상에 이름을 올리고 있는 SK, 롯데 등 대기업들도 유달리 촉각을 곤두세운 가운데, 특검은 이날 문화예술계 '블랙 리스트' 작성 및 관리 의혹을 받고 있는 김기춘 전 청와대 비서실장과 조윤선 문화체육관광부 장관에 대한 구속영장도 청구했습니다. 이 부회장에 대한 구속영장이 과연 발부될지 귀추가 주목됩니다.

<사진 출처: JTBC 화면 캡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