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과거사 문제 해결은 진심 어린 반성으로부터(2)

by junghwan 2017. 8. 25.

과거사 문제 해결은 진심 어린 반성으로부터

옛 식민지 대량 학살에 공식 사과한 네델란드가 보여준 용기의 메시지


총칼을 앞세운 유럽 열강의 식민지로 전락했던 이웃 동남아 국가들과 마찬가지로 인도네시아 역시 17세기 초부터 네델란드의 지배를 받았습니다. 제2차 세계대전을 일으킨 일본이 동남아시아 지역을 장악했던 1941~1945년 일본군의 손에 넘어갔지만, 전쟁 종결과 함께 다시 네델란드의 영향력 아래 놓였습니다. 이후 1949년 12월 독립을 선포할 때까지 네델란드에 맞서 치열한 독립전쟁을 펼쳤습니다. 

그 과정에서 인도네시아 전역에서 정확한 통계조차 집계되지 않을 만큼 엄청난 수의 희생자가 발생했습니다. 기사에 언급된 'The Westerling tragedy(웨스뜨를링 비극)'이 대표적 사건입니다. 1946년 12월~1947년 2월 인도네시아 술라웨시 남부 지방에서 3,000~5,000명 규모로 추정되는 현지인들이 즉결 처형 등을 통해 세상을 떠났습니다. 

이렇게 네델란드군에 의해 남편을 잃은 미망인 10명의 가족들이 네델란드 정부를 대상으로 사과와 배상을 요구했고, 네델란드 법원은 마침내 이들의 손을 들어줬습니다. 바로 공식 사과와 함께 네델란드 정부가 미망인 1인당 2만6,560달러(약 2,800만원)를 배상하도록 결정했습니다. 희생자 가족들의 아픔과 눈물이 72년 만에 조금이나마 보듬어지게 된 것입니다. 신문의 마지막 면에는 가해국 정부의 공개 사과를 이끌어 내는데 핵심 역할을 한 네델란드 여성 변호사의 인터뷰 기사가 나란히 게재돼 있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