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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저리 주저리/사회 문화

박물관에서 만난 한국의 반 고흐(1)

by junghwan 2017. 8. 18.

18세기 시대정신을 화폭에 담았던 중인 출신 예술가

국립중앙박물관에서 열린 '최북 탄신 300주년 기념전'을 다녀오다


'단원 김홍도', '혜원 신윤복', '겸재 정선'

가장 친숙한 조선시대 화가를 꼽아달라고 묻는다면 대부분 이들을 먼저 떠올릴 것입니다. 학창 시절 교과서에 자주 등장하고 관련 연구가 많이 진행된 것은 물론 영화, 소설 등을 통해 일반인들에게도 많이 소개된 덕분입니다. 한국 미술사에 한 획을 그은 이들의 업적과 재능에 아낌없는 박수를 보내기는 저 역시 마찬가지입니다. 

하지만 제 마음 속 최고의 화인은 단연 호생관(毫生館) 최북(崔北 1712∼1786)입니다. 붓(毫) 하나로 먹고 사는(生) 사람이란 뜻의 호가 말해주듯 조선 최초의 직업화가로 꼽히는 인물입니다. 비록 유명세에서는 떨어질지 모르지만, 조선 후기의 시대정신을 온몸으로 전달했던 예술가로서의 일생은 그 누구보다도 사무칩니다.

18세기 영·정조 시대를 살다간 최북과의 첫 만남은 '풍설야귀인도(눈보라 치는 밤에 돌아온 사람)'를 통해서였습니다. 우연히 그림을 접한 순간 심장이 멎는 줄 알았습니다. 눈보라 치는 겨울 밤에 귀가하는 나그네의 모습을 담은 그림이 손을 뻗치듯 생생하게 다가왔기 때문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