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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저리 주저리/사회 문화

박물관에서 만난 한국의 반 고흐(3)

by junghwan 2017. 8. 20.

18세기 시대정신을 화폭에 담았던 중인 출신 예술가

국립중앙박물관에서 열린 '최북 탄신 300주년 기념전'을 다녀오다


지난 2013년 국립중앙박물관에서 열렸던 '최북 탄신 300주년 기념전' 다녀왔습니다. 최북의 그림 세계를 조금 더 가깝게 느껴보고 싶어서였습니다. 박물관이 소장하고 있는 그의 작품 20여 점이 2층 회화실 한 켠에 아담하게 전시돼 있었습니다. 개인 소장품인 풍설야귀인도를 직접 볼 수 없다는 아쉬움을 뒤로 하고 '호생관산수화훼도첩', '술에 취해 잠든 어부', '매화 아래 꿩 한쌍' 등을 차례로 둘러봤습니다. 

아마추어의 얕은 감상으로도 서정적이지만 대담한 분위기의 붓질, 중국이 아닌 조선의 냄새가 물씬 풍기는 묘사가 두드러졌습니다. 산과 물은 물론 화조영모화, 인물화 등에 두루 능했다는 감탄사에도 고개가 절로 끄덕여졌습니다. 처음 풍설야귀인도를 들여다볼 때만큼의 감동은 아니었지만, 한 시대를 풍미한 화가로서 최북의 개성 넘치는 화풍에 대한 이해는 한층 깊어졌습니다. 

그리고 세상에 대한 불만과 고독 속에 쓸쓸하게 생을 마감한 개인사로 인해 화인으로서의 정당한 평가를 내리는데 주저해서는 안 된다는 생각도 더욱 단단해 졌습니다. 진정한 프로페셔녈이자 시대를 앞서나간 지식인 최북을 온당하게 탐구할 수 있는 기회가 앞으로 더욱 많아지기를 기대해 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