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쿄 일본민예관에서 만난 조선의 도자기
이웃나라 일본에는 우리의 문화유산이 곳곳에 존재한다. 일본 민예의 아버지로 불리는 야나기 무네요시가 설립한 '일본민예관(日本民藝館)'도 그 중 한 곳이다. 도쿄의 대표적 번화가 시부야 인근에 위치한 일본민예관을 최근 일본 출장 길에 들렀다.
가정집을 연상시키는 아담한 민예 박물관에는 일본은 물론 유럽, 아시아, 아프리카를 아우르는 1만7,000여 점의 민예품이 소장돼 있다. 하지만 한국인들의 발길을 사로잡는 것은 다름 아닌 선조의 땀방울이다. 바로 조선시대 도자기를 포함해 1,600여 점에 달하는 목공예품과 금속공예품, 회화 작품 등 한국 유산이 보관돼 있기 때문이다.
사진 촬영이 금지된 까닭에 지면을 빌어 소개할 수 없는 점이 아쉬움으로 남을 만큼, 한국 문화유산 컬렉션은 일본민예관에 남다른 의미를 부여하기에 충분하다. 실제 2층 한 켠의 조선반도 전시실에서 중년 일본 여성들이 청화백자의 유려한 곡선에 탄성을 내뱉었던 장면은 지금도 생생하다.
민예관 건너편으로는 2층 목조건물인 야나기 무네요시의 자택도 관람할 수 있다. 야나기 무네요시는 조선과 조선의 예술을 사랑해 ‘류종열(柳宗悅)’이라는 한국식 이름을 쓴 것으로 알려진 인물이다. (물론 일제 강점기 문화 제국주의를 가장한 동정에 불과했다는 비판 역시 만만치 않다.) 소박하지만 의미 있는 민중 예술품을 통해 이국 땅에 발자취를 남긴 선조들과 조금은 가까워진 것 같은 고마운 하루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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