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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계 여행/동북아시아

일본 속 고려박물관을 찾아서(2)

by junghwan 2017. 6. 10.

2001년 개관한 도쿄 신오쿠보 '고려박물관'

진실된 역사 인식 통해 양국 화해와 관계 개선 지향


고려박물관은 신오쿠보 한류 골목에 위치한 제2한국광장빌딩 7층에 자리잡고 있습니다. 엘리베이터에서 내려 살짝 들여다 본 고려박물관은 흔히 떠올리는 으리으리한 박물관과는 거리가 멀었습니다. 한 눈에 들어오는 좁은 공간에 멋들어진 인테리어도, 눈이 휘둥그래지는 시설도 없었습니다. 실제 165m2 공간을 사용하고 있는 고려박물관은 50평 규모의 미니 박물관입니다.

하지만 손잡이를 당기며 들어간 실내에는 2000여 년에 걸친 한일 교류사의 단면이 펼쳐져 있었습니다. 가지런히 진열된 사진 및 신문 자료와 서적, 민속 공예품, 전통 의상 등이 방문객들을 기다리고 있었습니다. 특히 고사리 손에 쥐어졌을 듯한 연필과 그 연필로 쓰여진 노트, 기증받은 백제의 금동대향로 모조품과 신라의 금관모조품에서는 정성이 듬뿍 묻어났습니다.

곧 11주년을 맞는 고려박물관은 지난 2001년 12월 설립됐습니다. 도쿄도 인근 주부 등 30여명이 1990년 '고려박물관을 만드는 모임'을 발족한 것이 설립 계기가 됐다고 합니다. 이후 리츠메이칸대학, 한국의 민족문제연구소 등과 손잡고 본격적으로 전시물을 마련하는 한편 일부 회원들은 자비를 들여 일본 각지에서 자료를 수집했습니다. 10년이 넘는 고군분투 끝에 마침내 도쿄를 대표하는 한국인 촌에 일본인이 세운 고려박물관이 들어서게 됐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