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쿄의 가을 밤 한국 문학에 취하다
주일한국문화원, '한국 드라마와 문학의 매력' 강연회 개최
"K-POP과 드라마에 이어 한국 문학의 바다에 빠져 보시지 않겠습니까?"
2012년 11월 저녁의 일본 도쿄의 대표적 번화가인 신주쿠에 위치한 한국문화원 청사. 5시를 넘어 조금씩 어둠이 깔리기 시작하면서 건물 2층으로 향하는 발길이 부쩍 늘어났습니다. 이들은 바로 '한국 드라마와 문학의 매력' 강연회에 참석하기 위해 걸음을 서두르는 행렬이었습니다.
주일한국대사관이 함께 들어선 한국문화원 건물에서 열리는 한국 문학의 밤을 즐기기 위해 250여명의 일본 독자들이 행사장을 가득 메웠습니다. 일본에도 소개돼 큰 호응을 얻은 드라마의 원작자와 번역가가 들려주는 한국 문학의 매력에 빠질 준비를 마친 참가자들은 뜨거운 열기를 뿜어냈습니다.
이날 강연자로는 이정명 작가가 초대됐습니다. TV 드라마와 영화로도 제작돼 선풍적인 인기를 끈 소설 '뿌리깊은 나무(2006년)', '바람의 화원(2007년)' 원작자입니다. '내가 써온 소설과 한류 드라마'를 주제로 마이크를 잡은 이 작가는 자신의 작품 배경을 조목조목 설명했습니다. 이 작가는 "대학 시절 훈민정음을 공부하면서 커다란 흥미를 느꼈다"며 "졸업 후 신문기자로 일하면서 지속적으로 세종대왕에 대한 자료와 정보를 수집했다"고 밝혔습니다.
이 작가는 또 "뿌리깊은 나무를 완성하기까지 거의 20년의 시간이 걸린 셈"이라고 덧붙였습니다. 창작의 산고에 공감을 표시하는 듯 순간 좌중에서는 탄성이 터져 나왔습니다. "태평성대를 이끈 인자한 군주인 세종대왕의 새로운 모습을 보여줘서 독자들이 좋아한 것 같다"고 전한 이 작가는 바람의 화원으로 화제를 옮겼습니다. 초등학생 때의 경험이 작품을 쓴 직접적인 계기가 됐다는 언급에 참가자들 사이에서는 웃음이 터져 나왔습니다.
이 작가는 "동네 어른의 심부름으로 산 담배갑에서 처음 본 화가 신윤복의 그림에 매료됐다"면서 "결국 30년이 지나 신윤복과 관련된 소설을 쓰게 됐다"고 털어놨습니다. 한국 대표 작가들의 소설, 자신에게 영향을 미친 일본 작가들의 작품 등을 추가로 소개한 이 작가는 '사실보다 더 믿고 싶은 아름다운 허구, 즉 상상으로서의 역사'를 계속 작품 소재로 다룰 것이라고 강조하며 1부 강연을 마쳤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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