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세계 여행/동북아시아

일본 속 고려박물관을 찾아서(3)

by junghwan 2017. 6. 11.

2001년 개관한 도쿄 신오쿠보 '고려박물관'

진실된 역사 인식 통해 양국 화해와 관계 개선 지향


현재 박물관은 일본 전역의 회원 800여명이 내는 회비와 자원봉사자의 힘만으로 운영되고 있습니다. 회원의 약 80%가 일본인이고 대다수 자원봉사자 역시 마찬가지이지만, 재일동포도 더러 있다고 합니다. 소장품 전시 외에도 매년 3∼4차례 한국의 역사와 문화를 체험할 수 있는 기획전을 열고 식민지 지배, 재일동포의 삶 등을 주제로 한 강연회 및 문화강좌도 정기적으로 개최하고 있습니다. 

폐관 시간이 얼마 남지 않았음에도 불구하고 질문에 친절하게 답변해 주는 것은 물론 일본어가 서툰 저에게 "한국어를 할 줄 아는 자원봉사자가 조금 전까지 있었다"며 못내 아쉬워하는 모습에서 이들의 한국 사랑이 가슴 깊이 전해져 왔습니다.

준비해간 한글 디자인 가방을 감사의 표시로 건넨 뒤 5시가 훌쩍 넘어 박물관을 빠져 나왔습니다. 화려한 한류의 거리에 외딴 섬처럼 존재하는 고려박물관의 어제와 오늘을 둘러보면서 마음이 숙연해진 하루였습니다. 

외국인들이, 그것도 누가 시키지도 않았는데 기꺼이 주머니를 털어가며 박물관을 꾸려 왔다는 사실에 다시 한 번 고개가 숙여졌습니다. 그리고 '역사적 사실을 직시해 한국과 일본의 화해를 지향한다'는 고려박물관의 설립 목적이 귓가에 계속 메아리 쳤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