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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계 여행/동북아시아

일본 재래시장에서 가격 흥정과 한일 문화 차이(2)

by junghwan 2017. 6. 4.

일본 재래시장에서 가격 흥정과 한일 문화 차이

일본 '원리원칙' vs 한국 '융통성'


일본 상인의 깐깐함에 혀를 내두르며 발길을 돌리자 생선 튀김 가게가 보였습니다. 오뎅 가게와 마찬가지로 한 바구니에 300엔(약 3000원)씩 떨이로 남은 튀김들을 팔고 있었습니다. 다시 한 번 눈빛을 교환한 저희는 가게로 다가갔습니다. 그리고 100엔(약 1000원)을 할인해 바구니 2개를 500엔에 살 수 있냐며 흥정에 들어갔습니다. 

역시나 대답은 '노(No)'였습니다. 할인에 대한 강력한 의지를 내비쳤음에도 불구하고 주인 아주머니는 웃으면서 정중하게 거절했습니다. 하지만 어설픈 일본어로 계속 졸라대는 외국인들의 모습이 안쓰러웠는지 결국 튀김 두 개를 무료로 얹어 줬습니다. 소기의 목적을 달성하지는 못했지만, 그래도 약간의 성과는 거둔 셈이었습니다.

숙소로 돌아오는 길에 두 가게에서 있었던 일을 곰곰이 되짚어 봤습니다. 그리고 한국과 일본의 문화가 다르다는 것을 새삼 느끼게 됐습니다. 물론 즉흥적으로 시도됐던 저희의 경험을 일반화하기에는 무리가 있을 것입니다. 하지만 같은 시각 한국의 재래시장이었으면 상황은 많이 달랐을 것 같습니다. 

아마 적지 않은 가게에서 흔쾌히 흥정에 임했을 것입니다. 최소한 서비스라도 넉넉하게 받을 수 있었을 것입니다. 하지만 일본에서는 가격을 깎으려는 모습 자체를 낯설어했습니다. 즉 정해진 가격에 제품을 의심 없이 구입하는 원리원칙이 일본 사회의 특징이라면, 한국 사회에는 판매자와 구매자간 융통성의 여지가 큰 것 같습니다. 

나름 장단점이 있는 듯 합니다. 모두가 정가를 지불하는 일본에서는 손해를 보는 일은 거의 없을 것입니다. 반면 한국에서는 사람들 사이의 정을 느낄 수 있습니다. 여러분은 어느 쪽의 손을 들어주실 건가요?

<사진 출처: 파노라미오(http://www.panorami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