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근혜 전 대통령에 대한 검찰의 소환 조사가 22일 이른 오전에 끝났습니다. 헌법재판소의 파면 결정으로 형사상 불소추 특권을 상실한 박 전 대통령은 21일 오전 9시30분경 서울중앙지방검찰청에 출석해 14시간 넘게 강도 높은 조사를 받았습니다.
오후 11시40분경 수사가 종료되고 7시간 넘게 피의자 신문 조서를 열람한 뒤 오전 6시55분경 검찰 청사 밖으로 나왔습니다. 이후 집을 나선지 22시간여 만인 오전 7시5분쯤 삼성동 자택으로 돌아왔습니다. 총 21시간 30분이 걸린 박 전 대통령에 대한 검찰 조사는 전직 대통령으로서는 단연 역대 최장 기록입니다.
노태우 전 대통령과 노무현 전 대통령에 대한 검찰 조사 때는 각각 16시간37분, 12시간40분이 소요됐습니다. 당초 22일 새벽에는 박 전 대통령에 대한 조사가 끝날 것으로 예상됐지만 출석에서 귀가까지 거의 하루가 걸렸습니다. 박 전 대통령은 밤을 새우다시피 하며 자신을 기다리던 지지자 100여명에게 웃으며 손을 흔들면서 자택 안으로 들어갔습니다.
주지하다시피, 박 전 대통령은 뇌물수수 등 13개 혐의를 받고 있는 비선 실세 국정 농단 의혹 사건의 핵심 피의자입니다. 공범인 최순실씨 등이 이미 구속된 상태에서 박 전 대통령은 검찰 특수본(특별수사본부)의 한웅재 부장검사(형사 8부)와 이원석 부장검사(특수 1부)로부터 11시간 가량 마라톤 조사를 받았습니다.
현실적으로 재소환이 쉽지 않은 상황에서 한 부장검사와 이 부장검사는 뇌물수수, 직권남용, 공무상 비밀누설 등 혐의의 사실 관계를 집중적으로 확인했습니다. 언론보도에 따르면, 박 전 대통령은 변호인이 입회한 가운데 진술 거부권을 행사하지는 않았다고 합니다.
하지만 수 백개에 달하는 질문 가운데 자신에게 유리한 질문에는 적극적으로 나선 반면, 불리한 질문에는 소극적으로 답한 것으로 전해졌습니다. 즉 조사 과정 내내 자신에 대한 주요 혐의를 전면 부인하면서 방어권을 행사한 것입니다. 그리고 조사가 끝난 뒤 7시간 넘게 신문 조서를 들여다 보며 여러 곳의 수정을 요구하는 등 향후 법정 공방에 대비하는 모습도 보였습니다.
국내외적 관심을 모았던 박 전 대통령에 대한 검찰 조사는 이렇게 사실상 막을 내렸습니다. 그리고 이제 공은 김수남 검찰총장을 비롯한 검찰 수뇌부로 넘어갔습니다. 소환 조사 결과 등을 바탕으로 구속영장 청구 여부를 결정해야 하기 때문입니다. 법의 형평성, 증거인멸 우려 등을 고려해 볼 때 국정 농단 사건의 주범 박 전 대통령의 구속 수사는 상식적으로 불가피해 보입니다.
실제 여론조사에서도 70%에 가까운 국민들이 구속 수사 필요성에 손을 들어주고 있습니다. 하지만 전직 대통령이라는 특수한 신분과 정치적으로 민감한 조기 대선 정국에서 불구속 기소만으로도 충분하다는 의견도 제기됩니다. 이번 주 내로 사전구속영장 청구 여부가 확정될 것으로 전망되는 가운데 사법 처리 가닥이 어떻게 잡힐지 주목됩니다.
<사진 출처: JTBC 및 연합뉴스 TV 화면 캡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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