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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T 및 모바일

'글로벌 벤처캐피털 몰려 드는 동남아 스타트업 시장' 칼럼

by junghwan 2017. 2. 15.

최근 글로벌 벤처업계가 주목하고 있는 동남아 스타트업 시장에 대한 칼럼을 써 봤습니다. 인도네시아 유력 한인 언론인 데일리인도네시아 기고문으로 아래와 같이 공유합니다. 여러모로 부족한 글이지만 많은 관심 부탁드리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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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로벌 벤처캐피털 몰려 드는 동남아 스타트업 시장

성장성 주목한 초기 창업기업 투자 열기 더욱 뜨거워질 듯

<출처: http://www.dailyindonesia.co.kr/news/view.php?no=14993>


#1. 약 2년 전 인도네시아에 진출한 한 국내 스타트업 CEO(최고경영자)가 최근 서울을 방문했다. 투자 의향을 내비친 대기업 계열 벤처캐피털을 대상으로 IR(투자설명회)을 진행하는 등 출장 기간 내내 빡빡한 미팅 스케줄을 소화했다. 이 CEO는 “동남아시아에서 새로운 투자 기회를 찾는 한국 벤처캐피털 업체들이 증가했음을 피부로 느끼고 있다”고 귀띔했다.

#2. 싱가포르에 법인을 둔 골든 게이트 벤처스는 지난해 6월 6,000만 달러(약 680억원)의 투자 기금을 조성했다. 동남아 스타트업 투자 전문 벤처캐피털로서 역내 신생 벤처기업을 발굴하는데 보다 적극적으로 나서기 위해 대규모 투자금을 마련한 것. 싱가포르, 독일을 비롯해 한국의 한화생명도 500만 달러(약 57억원)를 출자한 소식이 전해지면서 화제를 모았다.

최근 전세계 벤처캐피털 업계에 동남아시아는 ‘핫’한 지역 중 하나로 불린다. 동남아 전용 투자 펀드가 조성되는가 하면 현지 벤처캐피털과의 제휴에 공을 들이는 모습도 심심찮게 발견된다. 동남아에 발을 들여 놓으려는 벤처캐피털 업체들이 늘어나면서 유망 스타트업 발굴 경쟁 또한 치열해지고 있다. 그 동안 중국, 인도에 주로 집중되던 글로벌 벤처캐피털 업체들의 아시아 투자가 동남아로 확산되고 있다는 분석에 힘이 실리고 있다.

실제 스타트업 생태계의 원조 격인 미국 실리콘 밸리 벤처캐피털 업계는 일찌감치 동남아 투자에 팔을 걷어 붙였다. 스타트업 엑셀레이터로도 유명한 500스타트업이 대표적이다. 500스타트업은 2015년에만 5,000만 달러(약 570억원) 규모의 ‘500 두리안(Durians) II’ 펀드를 조성하고 동남아 초기 창업기업 투자에 공을 들이고 있다.

세계 최대 벤처캐피털 중 하나로 꼽히는 세콰이어 캐피털 역시 인도 법인을 중심으로 동남아 투자처 물색에 여념이 없다. 실리콘 밸리 투자자들 외에도 싱가포르, 일본, 호주 및 유럽계 자본의 동남아 진출에도 부쩍 속도가 붙는 분위기이다.

벤처캐피털 업계의 러브콜이 이어지면서 동남아 창업기업들의 주머니도 두둑해지고 있다. 테크 전문매체 테크인아시아에 따르면, 2015년 동남아 스타트업들은 2014년 대비 40% 이상 증가한 16억1,000만 달러(약 1조8,000억원) 투자를 유치한 것으로 나타났다. 이를 증명하듯 인도네시아의 토코피디아, 말레이시아의 그랩, 싱가포르의 리본즈 등 수천만 달러 규모의 투자를 받은 스타트업들도 속속 등장하고 있다. 

한국 벤처캐피털 업계 역시 뒤늦게나마 동남아 스타트업 전쟁에 뛰어들고 있다. 인도네시아, 베트남을 중심으로 발품을 파는 유력 벤처캐피털의 소식이 전해지는가 하면 대기업 및 금융사 계열 신생 벤처캐피털들의 동남아에 대한 관심도 커지고 있다.

동남아 시장이 뜨거운 각광을 받는 것은 무엇보다도 높은 성장 가능성 때문으로 풀이된다. 글로벌 벤처캐피털 업계는 필리핀, 베트남, 인도네시아 등 동남아 주요 국가들의 인터넷 사용 인구가 전세계에서 가장 빠른 증가세를 보이는 점에 주목하고 있다. 월스트리트저널에 따르면, 동남아 지역에서는 매일 12만 명 이상의 새로운 온라인 이용자들이 탄생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러한 추세가 지속된다면 2020년에는 유럽연합(EU) 인구에 육박하는 4억8,000여만 명이 인터넷의 세계에 빠져들 것이라는 관측마저 나오고 있다. 경제 성장과 함께 중산층이 부상하는 가운데 역내 인구의 절반 이상을 차지하는 30세 이하 젊은 층이 인터넷 경제에 새롭게 편입된다는 희소식에 벤처캐피털 업체들은 귀를 쫑긋 세울 수밖에 없다.

물론 해결해야 할 과제들도 산적해 있다. 열악한 IT(정보통신) 인프라와 고급 개발 인력 부족, 높은 금융 문맹률 등은 대부분 동남아 국가들의 골칫거리다. 자금 조달 등을 위한 자본시장이 발달하지 못하고 법적, 제도적 체계가 미비한 점이 아쉬움으로 남기도 마찬가지다.

하지만 실보다 득이 클 것이라는 기대감이 없었다면 모험 자본의 상징인 벤처 캐피털업체들의 동남아 러시는 애초에 불가능했을 것이다. 동남아로 막 눈길을 돌리기 시작한 한국 벤처캐피털 업계가 더욱 신발끈을 조여 매야 하는 이유도 바로 여기에 있다.


용어 설명
*IR(Investor Relations) : 기업이 투자 관계자들을 대상으로 재무 상태, 경영 성과 등을 설명하는 홍보 활동.