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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저리 주저리/정치 경제

박근혜 대통령 대면조사 무산과 중국의 한한령 확산

by junghwan 2017. 2. 8.

박영수 특별검사팀의 박근혜 대통령 대면조사 무산을 둘러싸고 시끄러웠던 하루였습니다. 언론보도에 따르면, 대통령 변호인단은 8일 "9일로 예정됐던 대면조사는 하지 않기로 하고, 추후 조사 일정을 계속 조율하겠다"는 입장을 특검팀에 전달한 것으로 알려 졌습니다. 박 대통령 측은 이날 특검팀이 양측이 합의한 '9일 청와대 경내 대면조사' 일정을 공개하는 '언론 플레이'를 하고 있다며 강력하게 반발했습니다. 

이에 대해 특검팀은 "내일 대통령 대면 조사 일정이 진행되지 않는다"며 애써 침착함을 유지하는면서 수용 방침을 전했습니다. 하지만 수사 주체인 특검과 피의자 신분의 대통령 간에 '갑'과 '을'이 바뀐 듯한 인상을 지울 수 없습니다. 특히 수단과 방법을 가리지 않고서라도 구속 기소만은 피해 보려는 대통령 측의 몸부림과 몽니에 씁쓸함을 감추기 어렵습니다.

한편 한반도 '사드(THAAD, 고고도미사일방어체계)' 배치 결정에 반발하는 중국의 '한한령(限韓令, 한류 금지령)'이 갈수록 심각해지는 분위기입니다. 한한령이 산업계와 대중문화계를 넘어 이제 클래식, 무용 등 순수 문화예술 전반으로 확산되고 있다고 전문가들은 우려하고 있습니다. 김지영 국립발레단 수석 무용수의 중국 공연이 불발된 것이 대표적 사례입니다. 

립발레단에 따르면, 김지영씨는 중국 상하이 발레단의 초청으로 오는 4월 '백조의 호수'에 주역으로 출연하는 방안을 논의 중이었습니다. 하지만 상하이발레단 측은 뚜렷한 사유를 밝히지 않고 김지영씨의 출연이 어렵다는 방침을 통보했다고 합니다. 지난 달 세계적 소프라노 조수미씨와 피아니스트 백건우씨의 중국 공연이 전격 취소된 데 이어 중국의 한국 문화예술계에 대한 보복이 전방위로 확산되는 양상입니다. 

이렇듯 한중 관계에 냉기가 흐르면서 한한령 여파는 당분간 계속될 전망입니다. 이미 한국산 화장품과 식품이 품질 불량을 이유로 지난해말부터 대거 수입이 불허됐습니다. 여기에 가전업계에도 한한령 한파가 불어닥치는 가운데, 한국을 찾는 중국인 관광객 역시 눈에 띄게 감소하고 있습니다. 이에 따라 여행업계, 화장품업계 전반이 직접적인 타격을 받으면서 관련 업체들의 매출도 하락세를 면치 못하고 있습니다. 

사드 배치 부지인 경북 성주 골프장을 소유한 롯데 그룹을 비롯해 국내 화장품업계의 대장주 아모레퍼시픽 등의 주가 약세가 이를 보여줍니다. 일명 '벚꽃 대선'으로 불리는 조기 대선 기류와 맞물려 더욱 민감할 수 밖에 없는 사드 이슈. 물론 대개의 외교적 이슈가 그렇듯 시간이 지날수록 한중 양국이 타결점을 찾아갈 가능성이 큽니다. 하지만 미국 및 아세안(ASEAN, 동남아시아국가연합) 등과 공조를 통해 사드를 둘러싼 어려움을 헤쳐 나가는데 속도가 나기를 기대해 봅니다.

<사진 출처: JTBC 화면 캡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