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민적 관심을 모았던 박영수 특별검사팀의 3일 청와대 압수수색 시도가 끝내 불발됐습니다. 언론 보도 등에 따르면, '비선 실세' 국정 농단 의혹 사건을 수사 중인 특검은 이날 청와대 압수수색에 전격 나섰습니다. 하지만 청와대의 비협조로 결국 5시간 여만에 철수했습니다. 차관급인 박충근, 양재식 특검보를 포함한 특검 수사관 20여명은 이날 오전 10시경 청와대 경내 진입을 시도했습니다.
특검팀은 민원인 안내 시설인 연풍문에서 청와대 민정수석실, 경호실 직원들을 만나 박 대통령이 뇌물수수 등 혐의 피의자로 명시된 법원의 압수수색영장을 제시하고 협조를 요청했습니다. 하지만 청와대 측은 형사소송법 상의 군사 보안시설 및 공무상 비밀이 보관된 장소라는 점을 들며 경내 진입을 막았습니다. 이후 청와대가 불승인 사유서를 제출하면서 특검팀은 현장 회의를 거친 뒤 5시간여 대치 끝에 연풍문 밖으로 나왔습니다.
압수수색이 무산됨에 따라 특검은 황교안 대통령 권한대행 국무총리에게 정식으로 공문을 보내 협조를 요청하는 등 대안을 검토한다는 방침입니다. 지난해 10월말 검찰 특별수사본부의 압수수색 시도 때와 마찬가지로 청와대가 압수수색을 거부할 경우, 실질적으로 이를 강제할 방법이 없다는 판단이 작용한 것으로 관측됩니다. 이규철 특검보는 이날 브리핑에서 "압수수색 영장의 집행 장소 및 대상을 최소한으로 하였음에도 청와대 측이 불승인한 점에 대해 유감의 뜻을 표명한다"면서 압수수색 거부의 위법성을 검토하겠다는 방침을 밝혔습니다.
박 특검보 역시 "청와대의 불승인 사유가 납득되지 않는다"며 목소리를 높였습니다. 특검팀은 2월 9~10일경으로 예상되는 대통령 대면 조사를 앞두고 청와대 압수수색 카드를 꺼내들며 박 대통령을 정조준했습니다. 이미 통상(7일 내외)보다 유효기간이 긴 압수수색영장을 법원으로부터 발부받은 만큼 특검팀이 청와대 압수수색을 재시도할 가능성이 커 보입니다.
청와대 압수수색 만큼만큼 차기 대선주자 지지율에도 비상한 눈길이 쏠리고 있습니다. '벚꽃 대선'이 점점 기정사실화 되는 분위기에서 반기문 전 유엔(UN) 사무총장의 불출마 선언과 함께 대선 시계는 더욱 요동치고 있습니다. 이를 반영하듯, 언론사들도 반 전 총장의 사퇴 뉴스가 전해진 지난 1일 저녁부터 여론조사 전문기관에 의뢰해 조사한 결과를 앞다퉈 발표하고 있습니다.
보수 세력의 유력 후보가 사라진 상황에서 지지율은 어떻게 변했는지, 반 전 총장 '불출마 효과'의 최고 수혜자는 누구인지 등을 속속 보도하는 것입니다. 특히 당내 경선이 곧 대선이라는 말이 나올 정도로 더불어민주당 예비 후보들의 득세가 두드러지는 가운데, 새누리당의 러브콜을 받는 황 권한대행의 급부상 이슈가 맞물리면서 더욱 궁금증을 키우고 있습니다.
가장 최근의 YTN 조사 결과를 살펴보면, 문재인 전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30%를 웃도는 높은 지지율로 독주체재를 형성하고 있습니다. 이어 안희정 충남지사와 황 권한대행이 10% 초반의 지지율로 2위권을 형성하는 가운데 안철수 전 국민의 당 상임공동대표, 이재명 성남시장이 그 뒤를 맹추격하는 양상입니다. 아직 5%에도 못 미치지만 바른정당 유승민 의원도 뚜렷한 지지율 상승을 보여주고 있습니다. 반 전 총장이 포함됐던 조사 결과와 비교해 보면, 안 지사와 황 권한대행, 안 전 대표, 유 의원의 지지율이 높아진 것을 알 수 있습니다.
특히 반 전 총장 지지자의 약 30%를 흡수한 것으로 조사된 황 권한대행이 가장 큰 반사 이익을 누린 듯 합니다. 이 밖에 대연정을 제안한 안 지사와 중도 성향의 안 전 대표, 보수 성향의 유 의원 등도 반 전 총장에 우호적이었던 유권자들의 눈길을 사로잡는데 어느 정도 성공한 것으로 분석됩니다.
<사진 출처: YTN 화면 캡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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