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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저리 주저리922

작지만 강한 수리산 둘레길을 가다(3) 도심과 가까운 곳에서 펼쳐진 명산의 파노라마수리산 품에서 흘러내린 군포 수릿길 13코스 중 한 곳 하지만 과연 수도권의 산이 맞느냐는 착각이 들 정도의 '큰 산'임에는 분명했습니다. 둘레길을 걷기 전 동행한 지인이 왜 "처음 수리산에 왔을 때, 마치 강원도에 온 기분이었다"고 얘기했는지 절로 고개가 끄덕여졌습니다. 어떻게 시간이 갔는지도 모르게 4시간이 흘렀고 저희는 어느덧 둘레길의 끝인 군포중앙도서관에 도착해 있었습니다. 서울에서 멀지 않은 곳에 이런 멋진 산이 있다는 것을 뒤늦게 발견해 아쉽지만, 한편으로는 그 이상으로 유쾌한 하루였습니다. 다른 코스에는 미처 가보지 못한 논과 밭, 호수 등이 자리잡고 있다고 하니 꼭 다시 찾고 싶다는 생각이 절로 들었습니다. 여름 그 이상의 매력을 느낄 수 있는 군.. 2017. 7. 24.
작지만 강한 수리산 둘레길을 가다(2) 도심과 가까운 곳에서 펼쳐진 명산의 파노라마수리산 품에서 흘러내린 군포 수릿길 13코스 중 한 곳 하지만 주변 지역이 서해안과 인접해 있음을 감안하면 만만하게 볼 산은 절대 아닙니다. 그리고 마치 육지와 떨어진 섬인 양, 수백만 인구가 빽빽이 모여 있는 수도권 서남부에서 고고하게 자연 경관을 간직하고 있는 점도 눈길을 끕니다. 1박3일 간 봄, 여름, 가을, 겨울을 모두 보여줬던 지리산처럼 수리산도 작지만 강한, 자신만의 매력을 뿜어낼 수 있는 조건을 모두 갖추고 있었습니다. 실제 한여름을 연상시키는 햇살이 방문객들을 맞이한 5월 마지막 주말 찾은 수리산은 수도권 인근의 산에서는 쉽게 볼 수 없는 모습들이 차례차례 눈에 들어 왔습니다. 강원도를 연상시키는 웅장한 경관의 파노라마, 굽이굽이 이어지는 흙 길.. 2017. 7. 23.
작지만 강한 수리산 둘레길을 가다(1) 도심과 가까운 곳에서 펼쳐진 명산의 파노라마수리산 품에서 흘러내린 군포 수릿길 13코스 중 한 곳 사회 생활 2년 차였던 2005년 여름 휴가 때가 생각납니다. 저는 배낭을 짊어지고 홀로 지리산 종주에 나섰습니다. 동트기 전 새벽 구례역에 도착해 1박 3일 동안 계속된 첫 종주 여행은 잊지 못할 추억을 한아름 안겨 줬습니다. 그 중에서도 가장 기억에 남는 것은 사계절을 모두 담고 있던 지리산의 천혜의 풍경이었습니다. 향기로운 꽃 냄새부터 냉기가 전해질 정도의 산바람과 곳곳에 남아 있는 겨울 눈의 흔적까지. 8월 하순이라고는 도저히 믿기 어려울 정도의 다양한 날씨 스펙트럼은 산의 진짜 모습이 무엇인지 어렴풋이나마 느끼게 해줬습니다. 관악산, 북한산 등 서울 근교의 산을 당일 혹은 1박 2일로 다녔을 때는 .. 2017. 7. 22.
낭만과 쓸쓸함이 교차하는 겨울 교동도(3) 낭만과 쓸쓸함이 교차하는 겨울 교동도5시간의 교동 나들길 여행과 섬 이야기 돌이켜보면 좋게 얘기하면 낭만, 안 좋게 말하면 쓸쓸함이 묻어난 섬이었습니다. 자전거를 타기 위해, 나들길을 걷기 위해 들어온 외부인들을 제외하면 섬 주민들을 구경하기 쉽지 않았습니다. 선착장 매표소, 식당 등을 제외하면 만난 이가 손에 꼽을 정도였습니다. 특히 젊은 사람들은 정말 없었습니다. 토요일 오전이라 다들 뭍에 나간 건지, 추운 날씨 탓에 실내에만 있는 건지, 그것도 아니면 원래 인구가 적은 건지 갸우뚱했습니다. 물론 외지에서 잠깐 다녀간 나그네가 알면 얼마나 알겠습니까. 어설픈 여행 관찰로 현지인들의 미움을 사고 싶지도 않습니다. 하지만 인적이 드문 나들길과 무너져 내린 성곽은 서해안 해상교통의 요충지로 번성했던 과거를.. 2017. 7. 2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