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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계 여행/동북아시아

이틀 간의 일본 치바현 오두막집 체험기

by junghwan 2017. 2. 2.

이제는 국내에도 수목원, 휴양림 등이 많이 들어섰고 캐빈형 숙박시설에서 겨울 휴가를 보내기도 어렵지 않습니다. 하지만 이웃 나라 일본에는 이미 수 십 년 전에 건강을 테마로 한 리조트가 소개됐습니다. 그것도 합리적인 가격에 객실에서 전화를 하면 셔틀 버스를 숙소 바로 앞까지 보내주는 덕분에 차량 없이도 편리하게 이동할 수 있을 정도였습니다

2012년 봄 일본을 방문해 복합 리조트에서 이틀 동안 머물렀습니다. 오래된 추억이지만, 자연과 건강을 모토로 내세운 오두막집에서의 흔치 않았던 경험을 소개해 보려고 합니다.^^

2012년 3월 중순 저희 일행이 찾은 곳은 도쿄에서 자동차로  1시간 떨어진 '생명의  리조트(生命リゾ)'였습니다. 우리나라의 경기도에 비유되는 치바현의 현청이 위치한 치바시에서 멀지 않은 곳이었습니다.

한적한 시골 역인 JR 혼다역에서 무료 셔틀버스를 타고 20분 가량을 이동해 부지만 330만 제곱미터에 달한다는 리조트에 도착했습니다. 그리고 호텔 객실이 아닌 카티지(cottage)로 불리는 오두막집 형태의 작은 숙박시설 중 한 곳을 배정 받았습니다.

생명의 숲 리조트는 레저, 휴양시설의 운영 및 개발을 주 사업으로 하는 일본 레솔(RESOL) 기업이 일본 전역에 소유한 리조트 중 한 곳입니다. 1931년에 설립된 기업 역사만큼은 아니겠지만, 문을 열고 들어간 오두막집에서는 세월의 흔적이 여실히 전해졌습니다. 

잘 보존된 건물 내부에는 각각 싱글 침대 두 개가 놓인 방이 두 개 있었습니다. 취사가 가능한 부엌과 거실이 두 방과 연결된 고조의 4인용 오두막집이었습니다. 큰 방, 작은 방 구분 없이 같은 크기의 방 두 개가 따로 있는 것을 보면서 프라이버시를 중시하는 일본 특유의 문화를 엿볼 수 있었습니다.

리조트에는 무엇보다도 체육시설이 눈에 띄었습니다. 실내외 수영장, 테니스 코트, 에어로빅 센터, 축구장 등이 리조트 본관을 중심으로 모여 있었습니다. 아이들과 함께 수영장을 찾은 아빠, 축구 시합을 하는 아이를 응원하는 엄마, 인근 중고등학교에서 온 듯한 육상부 학생 등을 이틀 동안 제법 스쳐 지나갔습니다. 그리고 리조트 곳곳에 조성된 산책로에서는 여유롭게 산책을 즐기는 가족 단위 혹은 노부부의 모습이 눈에 들어왔습니다. 

일본 친구들에 따르면, 생명의 숲 리조트는 한 때 일본에서도 내로라 하는 스포츠 휴양시설이었다고 합니다. 실제 실내 수영장과 대중 사우나가 위치한 본관에는 이 곳을 다녀간 많은 세계적 스타들의 벽 사인 등 흔적을 구경할 수 있었습니다. 가장 눈에 띈 것은 영국 올림픽 대표팀의 사진이었습니다. 1988년 서울올림픽을 앞두고 한국과 시차가 없는 이 곳에서 적응 훈련을 한 뒤 기념으로 남긴 듯 했습니다

하지만 시설이 조금씩 노후화되고 최신 리조트들이 일본 곳곳에 들어서면서 이제는 지역 사회의 여가 및 체육 활동, 가족 나들이, 대학생들의 모임 장소로 주로 활용되는 것 같았습니다. 2011년 동일본 대지진 이후 한층 높아진 환경과 건강에 대한 인식이 생명의 숲 리조트를 찾는 발길로 활발하게 이어졌길 기대해 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