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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계 여행/동북아시아

도쿄의 소박한 문화 거리, 고마바(Komaba) 산책 (2)

by junghwan 2017. 1. 31.

사실 도쿄 및 인근 지역에는 질적, 양적 측면에서 전세계 어디에 내놔도 빠지지 않는 박물관, 미술관들이 즐비합니다. 이들 시설에 비하면 일본민예관의 유명세나 인지도가 조금은 떨어지는 것을 부인하기는 어렵습니다

하지만 한국 문화유산 컬렉션은 일본민예관에 각별한 의미를 부여하기에 충분합니다. 실제 2층 한 켠의 조선반도 전시실에서 중년 일본 여성들이 청화백자의 유려한 곡선에 연신 탄성을 내뱉었던 장면은 지금도 생생합니다. 사진 촬영이 금지된 까닭에 지면을 빌어 한국 유산을 소개할 수 없는 점이 아쉬움으로 남았을 정도입니다.

본관을 나와 민예관 한국 소장품의 장본인 야나기 무네요시가 거주했던 맞은편 2층 집으로 발길을 옮겼습니다. 서재, 가족 사진, 응접실 등 생전의 야나기 무네요시의 흔적을 담고 있는 전형적인 일본식 목조주택입니다

관람객들의 시선이 향할 곳을 미리 고려한 듯 한 내부 구조와 고풍스러움이 숨 쉬는 인테리어에 고개를 끄덕이며 천천히 둘러봤습니다. (야나기 무네요시는 조선과 조선의 예술을 사랑해 류종열(柳宗悅)이라는 한국식 이름을 쓴 것으로 잘 알려진 인물입니다. 물론 일제 강점기 문화 식민주의를 가장한 동정에 불과하다는 비판 또한 만만치 않습니다.)

한국 문화재를 만날 수 있는 일본민예관의 존재는 한국 여행객들이 고마바 지역을 찾는 가장 큰 이유일 것입니다. 하지만 이 밖에도 고마바에는 볼거리, 즐길 거리들이 넘쳐납니다. 일본 근대 문학을 엿보고 싶다면 동경도근대문학박물관, 일본근대문학관을 방문해 볼 만 합니다

그리고 일본 최고 명문대로 꼽히는 지척의 도쿄대학 교양학부 캠퍼스에서는 일본 대학이 어떤 모습인지 한 꺼풀 벗겨볼 수 있습니다. 여기에 아늑한 주택지인 고마바 거리 자체의 매력 또한 빼놓을 수 없습니다.

차량 흐름이 적은 조용한 동네를 마음껏 걷다가 아늑한 고마바 공원에서, 혹은 멋스러운 카페에서 잠깐 쉬어가도 좋습니다. 가족이나 연인 단위 일본인들로 고마바의 주말이 제법 북적였던 것도 이와 무관하지 않을 듯 싶습니다

따뜻한 날씨만큼이나 야외 활동이 많아지는 다가오는 봄날. 도쿄 여행을 계획하는 독자들이 있다면 문화와 예술이 소박하게 손짓하는 고마바 거리 산책을 추천하고 싶습니다.

<참조https://www.bsarte.or.kr:6018/home/bsarte2/bbs.php?id=webzine03&q=view&uid=79&scat=5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