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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저리 주저리/정치 경제

2017년 설 연휴와 대통령 탄핵 및 조기 대선 정국

by junghwan 2017. 1. 26.

28일 설날을 앞두고 구정 연휴가 본격적으로 막을 올렸습니다. 언론 보도 등에 따르면, 민족 대이동이 시작되면서 전국 주요 고속도로는 26일 오전부터 조금씩 정체를 보이고 있다고 합니다. 저 역시 점심 시간 무렵 서울 한남대교 부근을 지나갔는데, 경부고속도로에 진입하려는 귀성 차량들로 북적이는 모습을 목격할 수 있었습니다. 


실제 이날 오후 1시에 승용차로 서울을 출발해 부산에 도착하려면 요금소 기준 평소보다 2시간 가량이 더 걸려 6시간 40분이 소요될 것으로 한국도로공사는 예측했습니다. 다행히 한파가 물러간 가운데 스마트폰 등으로 고속도로 교통상황, 실시간 교통정보 등을 검색하면서 아무쪼록 안전한 고향길이 되기를 바라겠습니다.



가족과 친지 등이 오랜 만에 한자리에 모이는 설 연휴는 전통적으로 민심의 바로미터 역할을 해 왔습니다. 여야 가릴 것 없이 정치권이 '설 밥상' 민심 잡기에 주력해 온 것도 물론입니다. 특히 올해는 그 어느 때보다도 아랫목 민심 공략이 뜨거울 것 같습니다.


'비선 실세' 국정 농단 의혹 사건 및 이에 따른 특검 수사, 박근혜 대통령 탄핵 심판 등 이슈가 연초부터 정국을 뜨겁게 달구고 있기 때문입니다. 특히 헌법재판소의 탄핵 심판 결론에 따라 4~5월경 '벚꽃 대선'이 치뤄질 가능성이 현실화되면서 설 연휴를 둘러싸고 긴장감마저 감도는 것 같습니다.



박 대통령과 최순실씨 및 이들의 변호인단이 설 명절을 앞두고 짜맞추기라도 한 듯 목소리를 높인 것 역시 이러한 맥락에서 생각해 볼 수 있습니다. 박헌철 헌재소장이 사실상 탄핵 심판의 '데드라인'을 내놓은 상황에서 장외 여론전을 펼침으로써 민심을 흔들어 보겠다는 계산이라는 해석입니다. 실제 25일 오전 박영수 특별검사팀에 소환된 최씨는 "특검이 자백을 강요하고 있어요"라고 고함치면서 '강압 수사' 주장을 제기했습니다. 


같은 날 오후 헌법재판소 탄핵심판정에서는 대통령측 대리인단이 헌재의 심판 진행 공정성에 의문을 제기하면서 전원 사퇴를 시사하기도 했습니다. 대미(?)는 첫 언론 인터뷰를 가진 박 대통령이 장식했습니다. 박 대통령은 25일 저녁 한국경제신문 주필이 운영하는 인터넷 방송 '정규재 TV'와 인터뷰에서 "최순실 사태는 거짓말로 쌓아 올린 거대한 산"이라며 검찰과 특검의 수사 혐의를 전면 부인했습니다.



언론에서는 "설 연휴를 맞아 박 대통령과 최씨 측이 지지층을 결집하기 위한 행동에 나선 것 같다"고 분석하고 있습니다. 특검 수사와 탄핵 심판이 자신들에게 불리하게 돌아간다는 판단 아래 보수층에 호소함으로써 분위기 반전을 꾀하는 것 아니냐는 설명입니다. 물론 일부 박 대통령 지지층을 제외한다면 이들의 쇼(?)에 귀를 기울이는 국민들은 없을 것 같습니다. 


당장 새누리당을 제외한 모든 정치권이 반발하는 것은 물론 특검 또한 "폭언과 강압 수사는 사실 무근"이라며 최씨 측 주장을 일축했습니다. 핵심 의혹에 대한 합리적인 해명 없이 여전히 본인이 하고 싶은 말만 반복하는 수준 이하의 인터뷰에 오히려 한숨만 나옵니다. 이들의 긁어 부스럼 격 바람과는 달리 차기 대선주자들에 대한 건전한 토론이 오고 가는 2017년 설 연휴가 되기를 기대해 봅니다.



<사진 출처: JTBC 및 연합뉴스 TV 화면 캡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