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선 실세' 최순실씨 국정 농단 의혹 및 조기 대선 정국 등과 관련해 오전부터 다양한 뉴스들이 쏟아지고 있는 하루입니다. 특히 재벌 2세, 전직 국제기구 수장 등 굵직굵직한 인물들이 주인공으로 등장하면서 유달리 눈길을 끌고 있습니다.
언론 보도 등에 따르면, 이재용(49) 삼성전자 부회장은 이날 오전 서울 강남구 대치동의 한 빌딩에 마련된 박영수 특별검사팀 사무실에 출석했습니다. 이 부회장은 최순실씨 일가 지원 의혹과 관련해 특검팀으로부터 뇌물공여 혐의 피의자 신분으로 소환됐습니다.
삼성물산과 제일모직의 합병 과정에서 국민연금의 찬성을 이끌어내기 위한 박근혜 대통령과 삼성 간 '뒷거래' 의혹의 정점에 이 부회장이 있다고 판단한 특검팀의 소환 요청을 받은 것입니다.
이 부회장은 시종일관 굳은 표정으로 "박근혜 대통령의 지시를 직접 받았느냐", "최씨 일가에 대한 지원이 삼성물산-제일모직 합병의 대가였느냐" 등 기자들의 질문에 별다른 언급을 하지 않았습니다. 하지만 "이번 일로 좋은 모습을 못 보여드린 점 정말 송구스럽고 죄송하게 생각하고 있습니다"라고 답한 뒤 조사실로 향한 것으로 알려 졌습니다.
이 부회장이 피의자 신분으로 수사 기관의 조사를 받는 것은 9년 만의 일입니다. 이 부회장은 아직 전무 시절이던 2008년 초 에버랜드 전환사채(CB) 저가 발행 등 경영권 불법 승계 의혹을 수사한 당시 조준웅 특검팀의 조사를 받았습니다.
저 역시 서울 한남동에 위치한 특검 사무실에 이 부회장이 출석한 모습을 동료 기자들과 함께 취재했던 기억이 생생합니다. 한편 이 부회장은 지난해 11월에도 검찰 특별수사본부에 참고인으로 나와 이튿날 새벽까지 조사를 받기도 했습니다.
국내 최대 기업 집단인 삼성그룹을 사실상 이끌고 있는 이 부회장의 소환은 특검 수사가 급물살을 타고 있음을 보여주고 있습니다. 이미 최지성 삼성 미래전략실 부회장, 장충기 미래전략실 사장이 소환 조사를 받은 상황에서 이날 이 부회장에 대한 혐의가 인정되면 이들에 대한 구속영장이 함께 청구될 가능성이 높은 것으로 전해졌습니다. 특검 수사가 어떻게 진행될지 계속 주의 깊게 지켜봐야 할 것 같습니다.
<사진 출처: JTBC 화면 캡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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