독립 인도네시아 꿈꾼 한국인 영화 감독
자카르타 쁘땀부란 공동 묘지 내 허영 무덤을 찾아서
허영이 독립 인도네시아를 소원했던 영화감독이었다는 점, 인도네시아가 1949년 12월 네델란드로부터 독립을 선포한 점 등이 오버랩 됐습니다. 자유를 되찾은 인도네시아에서 파란 만장했던 일생에 마침표를 찍은 허영을 그리며 잠시 상념에 잠겨 있는 사이 관리인은 장부를 한 권 가져 왔습니다. 그리고 허영의 묘지와 관련된 부분을 펼쳤습니다.
비지땀을 쏟으며 조상의 무덤을 방문한 외국인을 위한 배려에 막 감사의 인사를 건넬 무렵, 시선이 한 곳에 고정됐습니다. 다름 아닌 허영의 묘지 비용 기록이었습니다. 장부에는 일본 동경의 이케부쿠로 지역에 사는 한 일본인 여성이 2008년 4월부터 2011년 3월까지 3년간 묘지 비용을 부담했다고 적혀 있었습니다.
'인도네시아 사람도 아닌 일본 사람이 왜 한국인 무덤을 위해 지갑을 열었을까? 과연 허영과 일본 여성은 어떤 관계일까?' 등 궁금증이 고개를 내밀었다. 그리고 '허영이 일본과 인도네시아에서 낳은 두 딸 중 일본 측 혈육이 시신을 관리해 온 것일까? 2011년 4월 이후 기록이 없는 것은 그 여성의 신변에 이상이 생겨서일까?' 추측 역시 꼬리를 물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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