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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저리 주저리/신변 잡기

한반도 속의 작은 한반도(1)

by junghwan 2017. 8. 15.

한반도 속의 작은 한반도, 강원도 영월을 가다

한반도를 닮은 자연과 단종이 유배된 역사의 고장


겨울 추위가 절정에 달했던 2013년 1월 말 찾은 강원도 영월에는 '한반도 마을'이란 곳이 있습니다. 우리나라를 쏙 빼 닮은 지형으로 유명세를 탄 선암마을이 그 주인공입니다. 실제 '영월군 한반도면 옹정리 산18'로 검색되는 주소에도 한반도라는 명칭이 들어 있습니다. 한 공중파 방송의 예능 프로그램에 소개된 후 더욱 사람들의 발길이 몰리고 있는 마을입니다. 주차장에서 시작하는 왕복 1.6km의 샛길을 걸어 올라가면 전망대가 나타납니다. 

그리고 눈 앞에 보란 듯이 펼쳐진 한반도 지형과 마주하게 됩니다. 인공 위성에서 한반도를 사진에 담은 뒤, 그대로 복원해 놓은 게 아닐까 싶을 정도로 닮은 꼴입니다. 최남선 선생이 '호랑이가 발을 들고 대륙을 향해 달려드는 형상'이라고 묘사했던 바로 그 모습입니다. 학창 시절 교과서에서 접했던 김정호의 대동여지도가 절로 떠오를 만큼 '한반도 속의 작은 한반도'로 불리기에 손색이 없습니다. 

유달리 매서웠던 날씨 탓에 한반도 지형은 눈과 얼음으로 뒤덮여 있었고, 50여 세대가 거주한다는 우측 끝자락의 선암마을 역시 고요했습니다. 하지만 날씨가 풀리면 지형을 휘감고 있는 서강을 따라 뗏목이 다니며 관광객들을 실어 나른다고 합니다. 한반도 지형은 서강의 침식과 퇴적이 반복되면서 자연스럽게 형성됐습니다. 우연인지 필연인지는 알 수 없지만, 숨이 멎는 듯한 경관을 선사하는 자연의 신비로움에는 그저 고개만 숙여집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