충남 홍성군 세울터 캠핑장에서의 하룻밤
빗소리를 들으며 기울이는 술잔에 쌓이는 추억
제철이 아닌 탓에 항구는 다소 썰렁했지만, 인심 좋은 아주머니로부터 새조개와 가리비, 해삼 등을 넉넉하게 구입할 수 있었습니다. 홍성의 명물인 한우도 맛보기로 사든 저희는 캠핑장에 들어섰습니다. 예약한 장소에 처음 도착한 덕분에 명당 자리를 차지하고 곧바로 텐트 등을 설치하기 시작했습니다.
이미 몇 번 호흡을 맞춰온 까닭에 한 시간이 채 안 돼 모든 작업을 끝냈고, 샤워를 마친 뒤 본격적으로 화로 앞에 앉았습니다. 지인들과 함께 하는 캠핑의 멋은 화로 곁에 둘러 앉아 준비해온 음식을 나눠 먹으며 시간 가는 줄 모르게 이런저런 얘기를 하는데 있을 것입니다. 바쁜 일상에서 벗어나 야외에서 흥겹게 술잔을 기울이다 보면 우정의 폭은 깊어지고, 간혹 모르는 사람과도 친구가 되고는 합니다.
이날 역시 마찬가지였습니다. 지글지글 구워지는 해산물, 한우에 몇 종류의 술이 어우러지며 피기 시작한 대화의 꽃은 좀처럼 시들 줄을 몰랐습니다. 타들어 가는 농심(農心)을 모처럼 적셔준 비 덕분에 캠핑장은 가을이 연상될 만큼 선선했고 그만큼 분위기는 달아 올랐습니다. 주변에 텐트들이 하나 둘씩 세워지며 왁자지껄함과 고기 냄새가 밀려올 무렵, 인근에 사는 지인이 합류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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