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다나물과 소금바람의 섬, '석모도'
강화나들길 석모코스 16km를 걷다
제방길을 계속 걷다 보니 저 멀리 하얀 바람이 나타났습니다. ‘이번에는 또 뭐지?’ 커지는 호기심만큼 다가갈수록 바람도 뚜렷해졌습니다. 다소 짠 내음이 풍긴 이 하얀 연기의 정체는 바로 소금바람이었습니다. 그렇습니다. 지금은 생산이 중단됐지만, 석모도에는 삼랑염전이라는 유명한 소금밭이 있었습니다.
1950년대 후반부터 섬 내 매음리 연안 일대를 매립해 염전과 농장을 개척했습니다. 그리고 햇볕에 바닷물을 건조시켜 소금을 얻는 천일염 방식으로 고품질의 소금을 공급했습니다. 석모도 인근 바다가 소금을 만드는데 최적의 염도를 지니고 있어 항상 귀한 대접을 받았다고 합니다. 이에 따라 드넓은 삼량염전 역시 석모도의 명소로 꼽힐 정도로 장관을 이뤘을 정도입니다.
비록 더 이상 소금이 나오지 않는 폐염전이지만, 화려했던 과거를 바람에 실려 보내며 손님들을 맞이하는 것 같았습니다. 실제 바람길을 걷다 보면 여기저기에서 염전의 흔적들을 발견할 수 있습니다. 염전 창고와 일꾼들의 숙소, 그리고 지금은 단종된 소주병과 담배곽까지. 골프장 개발이 추진되면서 섬 내 한 곳 남아 있던 염전마저 몇 년 전에 문을 닫았다는 얘기를 들으니, 폐허로 변해 버린 염전터가 더욱 쓸쓸하게 느껴졌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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