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다나물과 소금바람의 섬, '석모도'
강화나들길 석모코스 16km를 걷다
따뜻한 햇살과 산들바람이 완연한 봄을 알린 지난 4월 둘째 주말. 강화나들길의 14개 코스 중 하나인 석모도의 바람길을 다녀왔습니다. 강화도, 교동도에 이어 세 번째로 찾아간 강화군의 섬길입니다. 강화도 외포리선착장에서 밴댕이회무침과 바지락칼국수로 든든하게 배를 채운 뒤 석모도로 수시 운행하는 여객선에 탑승했습니다. 날씨가 풀려서인지 가족, 연인은 물론 아예 관광버스를 타고 섬으로 들어 오는 관광객들도 제법 눈에 띄었습니다.
채 10분이 지나지 않아 배는 선착장에 도착했고, 보문사까지 이어진 16km의 바람길을 강화나들길 표식을 보며 걷기 시작했습니다. 출발과 함께 들어선 제방길 왼 편으로 무엇인가를 캐고 있는 아주머니들의 모습이 눈에 들어왔습니다. 황량해 보이는 갯벌에서 쪼그려 앉아 바쁘게 손을 움직이는 아주머니들에 대한 궁금증을 참지 못하고 같이 간 일행이 물었습니다. "아주머니, 지금 캐고 계신 게 뭐에요?" "바다나물이요. 나문재라고. 이제 몇 일 안 남았어요." '갯벌에도 나물이 있다고?' 순간 저희는 할 말을 잃었습니다.
바다나물이라면 미역, 다시마 같은 해조류가 전부인 줄 알았는데 나문재라는 이름은 금시초문이었습니다. 갯벌에서 나는 바다나물의 존재에 멍해 있는 저희에게 아주머니는 한 마디 덧붙이셨습니다. "캐는 게 아니고 뽑는 거에요." 저녁 식탁에 오를 나문재의 모습을 그리면서도 서해안 섬들의 생태계와 바다 환경에 대한 무지(?)가 부끄러워져 서둘러 발걸음을 옮겼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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