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는' 한국, '뛰는' 일본, '나는' 중국
아세안(ASEAN) 한·중·일 삼국지
하지만 일본의 위상도 예전만은 못하다. 중국의 강력한 도전에 전통적 맹주의 입지를 위협받고 있기 때문이다. 포르투갈, 네델란드 식민 지배 시절 이래 인도네시아 전역에 도·소매 유통망을 구축해 온 화교 네트워크 위에 중국 본토의 영향력이 더해지면서 중국의 입김은 갈수록 거세지고 있다.
이에 따라 대중국 비즈니스를 위해 중국인을 채용하는 인도네시아 기업들이 늘어나는가 하면, 양국 간의 정치적 밀월에도 한층 속도가 붙고 있다. 현지 한인 언론사 대표는 “지난해 4월 반둥회의 60주년 기념행사에서 조꼬 위도도 대통령이 시진핑 중국 국가 주석을 각별히 챙기는데 기분이 상한 아베 일본 총리가 일정을 앞당겨 귀국했다는 관측이 나왔을 정도”라고 귀띔했다.
가속 페달을 밟고 있는 두 나라와는 달리 한국의 성적표는 초라하다. 나는 중국은커녕 뛰는 일본을 쫓아가기에도 벅찬 현실이다. 일찌감치 자리를 잡은 일본 및 화교 기업들에 비해 뒤늦게 인도네시아에 출사표를 내던진 한국 대기업들은 힘이 빠진 모습이다. 내수 경기 위축으로 지난 해에만 5,000~6,000명의 교민이 인도네시아를 빠져 나간 것으로 추정되는 가운데, 서점에서도 한류 관련 서적들이 한 두 권씩 자취를 감추고 있다.
현지에서는 “이러다가는 한·중·일 삼국지에서 영원히 뒤처질지도 모른다”는 위기감마저 고개를 들고 있다. 인도네시아뿐만 아니라 다른 아세안 시장의 상황도 크게 다르지 않다. 저성장 국면에 접어든 한국호에 마지막 기회의 땅이 될지도 모르는 아세안을 향한 보다 체계적이고 장기적인 관점의 접근이 절실한 시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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