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는' 한국, '뛰는' 일본, '나는' 중국
아세안(ASEAN) 한·중·일 삼국지
아세안경제공동체(AEC) 출범으로 지난해부터 헤드라인 뉴스를 장식하고 있는 아세안(ASEAN, 동남아시아국가연합)은 요즘 말로 '핫'한 동네다. 역내 인구 6억3000여 만의 세계 7위 경제권(2014년 말 기준)을 둘러싸고 매일 같이 총성 없는 전쟁이 벌어지고 있다. 인도네시아는 베트남, 미얀마 등과 함께 아세안 내에서도 가장 치열한 격전지로 꼽힌다.
2억5000여 만 명이 아세안 국내총생산(GDP)의 약 40%를 책임지는 매력적인 소비시장으로 급부상한 덕분이다. 실제 이웃한 싱가포르와 말레이시아, 호주는 물론 같은 이슬람 문화권인 중동 등지로부터 앞다퉈 자본과 인력이 몰려들고 있다. 아무래도 가장 눈길을 끄는 것은 동북아 3국 한국, 중국, 일본의 행보다.
이중 일본은 1950년대 이후 인프라 분야와 기간산업을 중심으로 일찌감치 아세안에 대한 영향력을 키워 왔다. 그 결과 일본 자동차업체들은 인도네시아 자동차 시장을 사실상 과점하고 있으며, 발전 산업 등의 대규모 프로젝트 역시 일본 상사나 일본계 자금이 주도해 왔다.
그리고 최근에는 떠오르는 중산층을 겨냥해 자카르타 외곽 등지에 쇼핑몰을 오픈함으로써 저출산 고령화의 늪에 빠진 일본 사회를 대신할 성장동력 발굴에 여념이 없다. 인도네시아에 진출한 한국기업 사무소장은 "신사업을 물색하다 보면 일본 기업들이 이미 장악한 경우가 많다"라며 "평소에는 눈에 잘 띄지도 않는 일본인들의 거시적 안목과 치밀함에는 혀를 내두를 수 밖에 없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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