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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계 여행/동북아시아

사람 다쳐도 '나몰라라', 교통사고 천국 중국

by junghwan 2017. 3. 25.

'사드(THAAD, 고고도미사일방어체계)'의 한반도 배치와 관련된 한국과 중국 간 갈등이 좀처럼 진정될 기미를 보이지 않고 있습니다. 두 나라는 물론 주변의 미국, 북한, 러시아 등 이해 당사자들 모두 자신들의 입장이 있을 것입니다. 하지만 거세지는 중국의 반응과 보복 조치가 점점 도를 넘어서고 있다는 생각을 지우기 어렵습니다. 

이런 측면에서 신문사 재직 시절이었던 2006년 여름 중국 출장길에서 마주했던 장면이 떠오릅니다. 중국이 외부 세계에 입김을 행사하려고만 하지 말고, 내부의 국민들에게 더욱 신경을 써야 하는 이유를 알려주는 10년 전 기사를 공유해 봅니다^^

<기사 및 사진 출처: 매일경제신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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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람 다쳐도 '나몰라라', 교통사고 천국 중국

 

지난해 여름 중국의 경제 수도로 불리는 상하이시 난징루 주변. 상하이 최대 번화가 중 한 곳인 이곳 도로에 사람들이 모여들었다. 지나가던 승용차가 자전거를 들이받는 교통사고가 났기 때문이다.

통행량이 많은 곳이라 차량 속도가 느려 추가 사고는 없었지만 자전거 행인은 곧바로 피를 흘리며 쓰러졌다. 이에 차량 운전자와 공안(중국 경찰)은 물론 행인들과 관광객들이 몰려들었다. 하지만 그 누구도 다친 사람을 병원으로 옮길 생각을 하지 않았다.


누구의 잘못이며 어떻게 사태를 처리해야 하는지 공안과 차량 운전자가 30분 넘게 옥신각신했지만 아무도 부상자에게는 신경쓰지 않았다. 고통스러워하고 있는 자전거 행인조차도 병원으로 옮겨달라는 얘기를 하지 않을 정도였다. 시시비비야 어찌됐든 환자의 치료가 우선인 교통 상식상 도저히 이해가 가지 않는 상황이었다.

동행했던 한 한국인 주재원은 "중국에서는 이런 일이 다반사"라며 "책임 소재를 가리는 것이 중요하지 공안이건 가해자건 피해자에게 신경쓰는 경우는 거의 없다"고 전했다. 사실 중국에서는 무단횡단 등 교통사고로 사망하는 사람이 매년 10만명에 이른다. 


5분마다 한 명씩 사망하고 1분에 1명꼴로 장애인이 발생해 경제 손실만도 한국돈으로 수조원에 달한다. 중국 국가안전감사국 국장이 이례적으로 "중국 사회 안전이 위기를 맞고 있다"고 털어 놓으며 "중국 교통사고 사망률은 미국의 6배, 일본의 10배로 2005년 발생한 안전사고로 중국 100만 가정에 재난을 가져왔다"고 말할 정도다.


물론 중국 당국도 상황의 심각성을 깨닫고 적극적인 대책 마련에 나섰다. 베이징시는 올림픽을 앞두고 교통 무질서시라는 오명을 벗기 위해 교통 캠페인을 벌이고 있다. 심지어 중국 정부가 끔찍한 교통사고 장면을 공개하면서 국민들에게 경각심을 주고 있다.


하지만 좀처럼 개선의 기미가 보이지 않는 가운데 당국의 한숨 소리만 커지고 있다. 차량을 운전하는 사람이나 행인 모두 교통신호를 너무 안 지켜 사고가 줄어들지 않기 때문이다. 


또 다른 한국인 주재원은 "13억명이 넘는 중국 인구 대부분은 교통사고 발생시 보험료 지출 부담을 회피하려는 보험사의 관행 때문에 보험에 제대로 가입돼 있지 않다"며 "교통 문화의 부재는 중국이 개발도상국의 지위에서 벗어나지 못하는 주범 중 하나"라고 꼬집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