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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계 여행/동유럽

슬로베니아 여행의 추억(3)

by junghwan 2017. 3. 17.

"파울로 코엘료와 함께 한 '사랑스러운' 산책"

인상적이었던 자연과 역사 유적을 뒤로 한 채 다시금 렌터카에 몸을 맡겼습니다. 슬로베니아 남서쪽 아드리아해의 바닷가 마을 피란의 저녁 노을을 감상하기 위해서였습니다. 남쪽으로 크로아티아와 국경을 인접한 피란은 베니스와 배로 2시간 거리에 떨어져 있는 슬로베니아 속의 작은 이탈리아에 비유됩니

골목길과 교회, 상점, 해변 등을 느긋하게 거닐면서 해안 마을의 조용한 매력에 홀린 듯 빠져 들었습니다. 석양을 배경으로 신부와 함께 인생 사진을 남기고 가성비가 돋보이는 해산물 요리로 든든하게 배를 채웠습니다. 그리고 어둑어둑한 밤길을 거슬러 류블랴나로 돌아왔습니다.

슬로베니아에서의 셋째 날은 수도 류블랴나 관광으로 시작했습니다. 전세계 어디에서나 한 나라의 수도가 갖는 의미는 남다를 수 밖에 없습니다. 슬로베니아의 중심지는 단연 현지말로 '사랑스럽다'는 뜻의 수도 류블랴나(Ljubljana)입니. 중세 유럽의 역사와 문화가 고스란히 간직된, 파울로 코엘료의 소설 '베로니카 죽기로 결심하다'의 무대이기도 합니

2016년 유럽연합(EU) 녹색 수도로 선정되며 주가를 높였던 류블랴나의 속살을 보고 싶어 발걸음을 서둘렀습니다. 공용 주차장에 차를 세운 뒤 첫 목적지인 류블랴나 성으로 발길을 옮겼습니다. 류블랴나는 도심을 관통하는 류블랴니차 강을 경계로 구시가지와 신시가지로 구분됩니

류블랴나 성은 구시가지의 상징적 존재로 성을 중심으로 중세풍 건물들이 옹기종기 모여 있습니다. 케이블카를 타고 성 위에 올라 꼭대기 전망대에서 내려다 본 도시의 전경은 '류블랴나(사랑스럽다)' 그 자체였습니다. 마침 열린 활기 넘치는 재래시장에서 사과 몇 개를 사 들고 신시가지 쪽으로 향했습니다.

보트 투어를 즐기는 여행객들에게 손을 흔들며 진입한 다리 너머에는 프레세레노브 광장이 기다리고 있었습니다. 슬로베니아가 자랑하는 낭만파 민족 시인 프렌체 프레셰렌 동상, 류블랴나 대학 캠퍼스, 크리쟌케 야외극장 등이 들어선 명실상부한 신시가지의 중앙부입니

예술가와 문인에 대한 슬로베니아인들의 자긍심에 고개를 끄덕이면서 광장 구석구석으로 발품을 팔았습니다. 그리고 노천 카페에 자리를 잡고 현지인들 마냥 한가로운 오후 한때를 만끽했습니다. 중세의 흔적을 고스란히 간직한 캠퍼스를 자유롭게 거니는 감성의 바다에 빠져 있다 보니 어느덧 해질 무렵이었습니다. 이제 동유럽 여행의 종착역인 블레드로 떠날 차례였습니다

주차장으로 돌아오는 길에 슬로베니아는 물론 동서양의 다양한 음식을 판매하는 구시가지의 먹자 거리에서 감자요리와 빵 등으로 주전부리를 했습니다. 지구촌 각지에서 모여든 관광객들이 스스럼 없이 어울리는 풍경을 연신 돌아보면서 알프스 산맥의 호수 마을을 향해 출발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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