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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계 여행/동유럽

슬로베니아 여행의 추억(2)

by junghwan 2017. 3. 16.

"자연과 문화 유산, 그리고 석양의 바닷가"

슬로베니아 여행은 프라하 공항을 이륙한 아담한 비행기가 2시간 가량을 날아 슬로베니아의 류블랴나 공항에 착륙함으로써 막이 올랐습니다시계 바늘이 막 저녁 9시를 통과할 무렵, 드디어 슬로베니아에 첫 발을 내디디었습니다. 슬로베니아의 관문 류블랴나 공항은 한국의 어지간한 지방공항보다도 작아 보이는 아담한 국제공항이었습니다

별도의 입국 심사대가 없고, 인천공항과 비교해 수하물이 더 빨리 처리되는 모습에서 왠지 모를 기대감이 커졌습니다. 공항청사 건물에서 미리 신청해 놓은 렌터카를 픽업했습니다. 공항을 빠져 나오자 가로등이 드문 밤길이 기다리고 있었습니다. 유럽에서 차량을 운전해 본 경험이 없었던 탓인지 생소함이 엄습했습니다

하지만 기꺼이 내비게이션이 돼 준 신부 덕분에 적응의 속도를 높였고, 30분 후 류블랴나 시내의 숙소에 무사히 도착할 수 있었습니다아침을 알리는 새들의 경쾌한 지저귐에 눈이 떠졌습니다. 레스토랑을 겸하는 바에서 커피가 곁든 조식을 먹으면서 신부와 슬로베니아에 대한 기본 지식을 공유했습니다

'1991년 구 유고슬라비아 연방에서 독립한 나라’, '한국의 전라남북도를 합친 면적에 약 200만명이 거주하는 신생국’, '1인당 국민총생산(GDP) 2만 달러를 넘는 동유럽의 부국’. 그리고 미리 계획해 둔 슬로베니아 둘째 날 행선지를 점검했습니. 포스토이나 동굴과 프레드야마 성 및 피란 해변으로 이어지는 일정을 확인한 후 곧바로 렌터카의 시동을 걸었습니다.

류블랴나 시내를 빠져 나와 고속도로에 올라 탄 뒤 50분 가량 페달을 밟자 포스토이나 동굴이 나타났습니다. 총 길이 2570m의 포스토이나 동굴은 동굴 생물학의 태동지로 잘 알려진 명소입니다. 쌀쌀한 동굴 내부를 달리는 관람 열차에 앉아 석회암의 용식으로 종유석이 장관을 이룬 광경을 스쳐 지나가며 거듭 탄성을 질렀습니다. 

이번에는 열차에서 내려 약 2km를 걸었습니다. 성탄 전야에는 최대 1만명을 수용하는 연주회가 동굴 밑바닥에서 열린다는 설명에 다시 한 번 입을 다물 수 없었습니다. 규모와 웅장함에 압도된 1시간 반의 탐험을 마치고 전세계에서 두 번째로 긴 동굴을 빠져 나왔습니다. 간단하게 요기를 한 뒤 근처의 프레드야마 성으로 차를 몰았습니다.

홍콩 출신의 세계적 스타 성룡이 주연한 영화 '용형호제가 촬영됐던 프레드야마 성 역시 감탄을 자아내기는 매한가지였습니다. 프레드야마 성은 현존하는 가장 큰 동굴 성으로 기네스북에 당당하게 이름을 올리고 있습니다

높이 123m의 수직 절벽 동굴 입구에 세워진 성 뒤쪽으로 자연 동굴이 이어지는 구조입니다. 동굴 안에 구축된 천연의 요새 이곳 저곳을 둘러 보자니 타임 머신을 타고 중세 유럽으로 이동한 기분이었습니다. 유럽의 역사 유적에서 흔히 발견되는 영웅담처럼, 프레다야마 성에 전해 내려오는 전설에도 중세 민중의 애환과 눈물이 담겨 있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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