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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저리 주저리/정치 경제

사드(THAAD) 배치 보복 확산과 미국의 중국 비판

by junghwan 2017. 3. 3.

'고고도미사일방어체계(THAAD, 사드)'의 한국 내 배치와 관련된 갈등이 갈수록 커지고 있습니다. 한국 정부에 사드 부지를 제공하기로 한 롯데그룹에 대한 중국의 압박은 다른 산업 분야로도 확산되고 있습니다. 급기야 미국조차도 "북한의 도발적 행동이 아니었다면 사드를 배치할 필요가 없다"며 중국의 한국에 대한 압력을 강도 높게 비판하고 나섰습니다.

중국 정부는 지난 2일 사드 배치 추진에 따른 보복 조치로 자국 여행사를 통한 한국 관광 상품 판매를 금지시켰습니다. 언론보도 등에 따르면, 중국 국가여유국은 베이징 일대 여행사를 소집한 자리에서 한국행 여행 상품의 온오프라인 판매 중단을 구두 지시했습니다. 현재 한국을 찾는 중국인 관광객의 약 70%가 직간접적으로 여행사를 이용하는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이는 지난달 27일 롯데그룹이 이사회를 열고 경북 성주 골프장을 주한미군 사드 배치 부지로 확정한데 따른 보복 조치의 연장선상으로 풀이됩니다. 양국 정부 사이에서 난감해 하던(?) 롯데그룹이 예정대로 부지 제공을 결정하면서, 롯데의 중국 홈페이지가 해킹으로 마비되고 중국 대형 온라인 쇼핑몰이 롯데마트관을 폐쇄하는 등 불매운동이 동시다발적으로 전개되고 있습니다.

그리고 삼성, LG 등 중국에 진출한 다른 한국 대기업은 물론 화장품과 식품을 중심으로 중국과의 온오프라인 무역업에 몸담아 온 중소업체들로도 피해가 확산되고 있습니다. 실제 보고되지 않은 사례는 훨씬 많은 것으로 추정될 정도입니다. 전문가들은 "그동안 관행으로 넘어갔던 수입 한국 물품 검역 절차가 사드 문제를 계기로 부쩍 강화됐다"고 지적하고 있습니다.

특히 방한 중국인들이 큰 비중을 차지하는 여행 및 면세업계의 타격이 불가피할 전망입니다. 벌써부터 면세점 매출이 4조원 이상 급감하고, 여행 적자는 11조원 넘게 급증할 것이라는 어두운 관측도 제기되고 있습니다. 지난해 한국을 찾은 외국인 방문객 1,720만명의 절반에 가까운 806만명이 중국인이었을 만큼 국내 여행업계의 중국 관광객에 대한 의존도는 높은 실정입니다.

상식적인 얘기이지만, 민간 기업이 정부의 의사를 거스르기는 여전히 어려운 게 현실입니다. 여기에 설령 이해관계가 얽혀 있더라도, 다른 나라 정부의 방침에 과도한 반응을 보이는 것은 명백한 주권 침해 논란을 야기할 수 있습니다. 실제 소수이기는 하지만 중국 내에서도 이러한 중국 정부 및 일부 민간기업의 과도한 보복 움직임을 경계하는 목소리도 나오고 있습니다.

러시아와 북한을 끌어 들이며 사드 연합전선을 구축하려는 중국도 이러한 사실을 모르지는 않을 것입니다. 결국 동북아 지역에서 미국의 힘이 커지는 것을 견제함으로써 주도권을 잡으려는 의도가 깔려 있는 것으로 풀이됩니다. 국내 정치 상황이 여의치는 않지만, 한국 정부가 차분하고 실리적으로 대응을 함으로써 사드 사태를 진정시켜 나가는 노력이 필요한 시점입니다.

<사진 출처: YTN 화면 캡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