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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저리 주저리/정치 경제

'90일간 대장정' 마친 박영수 특별검사팀과 공소유지

by junghwan 2017. 2. 28.

"수사결과 판단 국민에게 맡긴다"(이규철 특검보)

'박근혜 정부의 최순실 등 민간인에 의한 국정농단 의혹 사건 규명을 위한 특별검사' 이름으로 출발한 박영수 특별검사팀이 90일간의 막을 내립니다. 황교안 국무총리 권한대행이 수사기간 연장을 수용하지 않음에 따라 특검팀의 공식 수사가 28일로 끝나기 때문입니다. 특검은 3월 2~3일경 수사 결과를 발표하고 유종의 미를 거둔다는 방침입니다.

개인적으로 신문사 재직 시절, 특검 수사를 두 차례 취재했습니다. 법조팀에서 근무할 때 준웅 특별검사팀의 '삼성 비자금 의혹 사건' 수사와 정호영 특별검사팀의 'BBK 의혹 사건' 수사를 담당했습니다. 특히 조준웅 특검팀이 당시 이건희 삼성그룹 회장 등을 배임 혐의로 기소하면서 법정에 출석한 이 회장을 직접 마주한 기억도 여러 번 있습니다. 

하지만 적지 않은 시간과 비용이 소요됐음에도 불구하고, 별다른 성과를 거두지 못한 특검 수사를 지켜보면서 다소 회의적인 생각이 들기도 했습니다. 이런 측면에서 박영수 특검팀은 상당 부분 긍정적으로 바라볼 수 있을 것 같습니다. 

언론보도에 따르면, 특검팀이 27일까지 재판에 넘긴 인원만 13명, 공식적으로 불러 조사한 인원만 60여명에 이릅니다. 이날 추가적으로 재판에 넘겨질 피의자들까지 감안하면 '역대 최다'인 25~30명이 기소될 예정입니다. 그 중에는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 김기춘 전 청와대 비서실장, 조윤선 전 문화체육관광부 장관 등 이번 사건의 핵심 인물들도 포함돼 있습니다.

수사 기간 내내 특검에 대해 여론이 호의적인 시각이 주를 이뤘던 것도 이와 무관하지 않아 보입니다. 비교적 공정하면서도 신속하게 진행된 수사 상황이 언론 브리핑을 통해 매일 같이 국민들에게 전해졌던 점도 큰 역할을 한 것으로 보입니다. 

실제 여론조사 결과를 살펴보면, 약 65%의 국민들이 특검 활동을 '잘한다'고 평가했습니다. 물론 청와대 압수수색 실패와 박근혜 대통령 대면조사 무산, 우병우 전 청와대 민정수석 구속영장 기각 등은 다소 아쉬움으로 남습니다.

한편 일각에서는 진짜 전쟁은 지금부터라는 관측도 제기됩니다. 바로 특검이 기소한 피의자들의 혐의가 재판에서 입증돼야 하기 때문입니다. 특검에 대한 최종 평가는 결국 재판 결과에 따를 수 밖에 없기 때문입니다. 공소유지라는 가장 큰 숙제가 남은 셈입니다. 

특검은 조만간 100명이 넘는 대규모 인력이 사용해 온 서울 대치동 사무실을 떠나 잔여 인원 40여명을 수용하는 공간으로 이전할 예정입니다. 부담감과 외압 등 어려움에도 불구하고 '사이다' 역할을 해 줬던 특검이 마지막 순간까지 정의를 세우는데 힘써 주기를 응원해 봅니다.

<사진 출처: JTBC 및 연합뉴스 TV 화면 캡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