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재계에서는 한진해운이 큰 이슈였습니다. 오랫 동안 국내 1위 해운업체 자리를 지켜온 한진해운이 법원의 파산 선고와 함께 끝내 역사의 뒤안길로 사라졌기 때문입니다. 전세계적인 해운 경기 불황 속에 국내 해운업계의 앞날 또한 긍정적이지만은 않은 것 같습니다. 한진해운의 퇴장 소식을 접하면서 신문사 재직 시절 중국 양산항을 방문했던 기억이 떠올랐습니다.
비록 10년 전의 일이지만, 해운산업 육성을 위해 팔을 걷어붙인 중국 정부의 강력한 의지가 느껴졌던 출장길이었습니다. 사실 부산항을 제치고 동북아 물류 허브로 자리매김한 양산항에 대해서는 씁쓸함과 부러움이 교차하는 것 같습니다. 상하이항을 세계 1위로 끌어 올린 부속항 양산항에 다녀와서 작성한 기사를 공유해 봅니다^^
<기사 및 사진 출처: 매일경제신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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관광지로 발돋움하는 양산항
'만리장성 이후 최대 역사(役事)', '동북아 허브항 꿈꾸는 바다 위의 항만'.
중국 상하이 동남쪽 70km 부근에 위치한 양산항을 설명하는 수식어들이다. 1단계 개장 1년 반이 지난 양산항은 믿기 어려울 정도의 빠른 속도로 동북아를 대표하는 항만으로 자리를 잡아가고 있다.
중국 정부는 지난 2002년 총 160억 달러를 투자해 대양산도와 소양산도에 신항만을 건설하는 '대소양산(大小洋山)' 프로젝트를 시작했다. 2년 뒤 영종대교(4.4km) 길이의 7배가 넘는 왕복 6차선의 둥하이(東海)대교(32.5km)가 그 모습을 드러냈다.
6개월이 지난 2002년 12월에는 섬을 매립하고 바다와 육지를 이은 양산항 1단계 공정이 완공돼 본격 가동에 들어갔다. 중국 정부의 계획대로 오는 2020년 총 9단계 공사가 마무리되면 양산항은 세계 최대의 컨테이너 항만으로 우뚝서게 된다.
이런 양산항이 최근 관광지로도 발돋움하고 있다. 사실 양산항의 관광지화에는 중국 정부의 의지가 크게 작용했다. 세계적 항만을 건설하고 있는 자신들의 업적을 대내외에 자랑하기 위해 양산항 관광을 주문하고 있는 것.
여기에는 항만 운영은 물론 관광으로도 수익도 올려 두 마리 토끼를 동시에 잡겠다는 계산도 깔려 있다. 육지와 접한 일반 항만들과는 달리 섬을 매립해 만든 양산항이 관광에 유리한 점도 중국 정부에 힘을 실어주고 있다.
실제 양산항을 찾은 지난해 7월 섬에는 단체 관광객을 태운 버스가 여기저기 눈에 띄었다. 농촌 지역에서 올라온 것 같은 아저씨, 아줌마들은 연신 사진 카메라 셔텨를 눌러대며 구경에 정신이 없었다.
젊은 연인들과 아이들에게 양산항을 보여주기 위해 발걸음을 한 가족단위 관광객들도 많았다. 섬에서 만난 한 홍콩계 중국인은 "중국 정부 스스로가 대역사로 꼽는 양산항을 국민들에게 직접 보여줌으로써 경제 대국으로 부상하고 있는 중국의 현주소를 선전하고 있다"고 전했다.
현재 여름 휴가철을 맞아 매일 수 백명의 관광객이 양산항을 찾고 있다. 이미 양산항이 내려다보이는 중앙 부문은 공원화 작업이 진행 중이며 매점 등 편의시설도 속속 들어서고 있다.
항만에 접안한 선박과 딱딱한 컨테이너가 전부인, 그래서 관광에 어울릴 것 같지 않은 항만을 관광지로까지 탈바꿈시키는 중국 정부의 지혜와 자신감이 왠지 부럽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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