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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계 여행/동남아시아

인도네시아 반둥 이야기

by junghwan 2016. 11. 24.

'Paris Van Java(자바의 파리)‘, 반둥을 아시나요?



적도를 관통하는, 세계에서 가장 많은 무슬림(이슬람 신자)이 거주하는 인도네시아 하면 어디가 먼저 떠오르시나요? 대부분 세계적 휴양지 발리(Bali) 또는 정치·경제의 핵심인 수도 자카르타(Jakarta)를 꼽으실 것 같습니다. 하지만 17000여 개 섬에 25000만 명이 넘는 인구를 자랑하는 인도네시아에는 우리나라에는 잘 알려지지 않은 명소들이 곳곳에 숨어 있습니다. 


그 중 하나가 바로 ‘Paris Van Java(자바의 파리)’로 불리는 반둥(Bandung)입니다. 학창 시절 교과서에서 접한 아시아-아프리카 회의(The Asian-African Conference)’ 개최지로 어렴풋이 기억되는 반둥에 다녀 왔습니다.



국내에는 생소한 반둥을 인도네시아 관광청 한국 사무소에서는 이렇게 설명하고 있습니다.


반둥(Bandung)은 서부 자바의 수도로서 평균 기온 22도 정도의 쾌적한 기후를 가지고 있는 아름다운 도시입니다자카르타에서 동남쪽으로 180km 정도 떨어져 있어자카르타에서 쉽게 갈 수 있으며 고속도로를 이용하면 차나 기차로 3시간 정도 걸립니다차로 자카르타에서 반둥으로 이동할 경우보고르 식물원(Bogor)과 따만 사파리(Taman Safari)를 구경하고 뿐착(Puncak)의 차 밭에서 차 한잔의 여유를 즐길 수 있습니다자바의 파리로 불릴 정도로 패션 아울렛이 많아 쇼핑하기 좋은 도시이며반둥 시내에서 북쪽으로 약 20km 이동하여 탕구반 프라후(Tangkuban Perahu) 휴화산 및 천연 유황 온천수인 치아트르(Ciatre) 온천이 있습니다. (중략반둥은 또한 자바의 파리를 뜻하는 네델란드어 파리스 반 자바(Paris Van Java)’와 혹은 꽃의 도시를 뜻하는꼬따 껌방(Kota Kembang)’으로도 알려져 있습니다쾌적한 날씨와 아름다운 경치로 네델란드인들이 자주 찾는 관광지이며유명한 대학이 있는 교육도시이기도 합니다. (중략) <출처http://tourism-indonesia.kr/idn/city/bandung.php>



그렇습니다. 한 꺼풀씩 벗겨본 반둥의 이모저모에는 고개를 끄덕이지 않을 수 없었습니다. 무엇보다도 선선한 날씨가 반가웠습니다처음 인도네시아를 찾은 이방인들의 숨을 막히게 하는 동남아 특유의 찌는 듯한 무더위를 반둥에서는 찾아볼 수 없었습니다심지어 해발고도 약 700m에 자리잡은 고산도시 특유의 저녁 바람은 상쾌함마저 선물했습니다


순다인이 대부분인 반둥 주민들의 온화한 미소도 여간 고마운 게 아니었습니다어설픈 인도네시아어에도 얼굴 한 번 찡그리지 않고 “Selamat datang!(어서 오세요!)”을 외치며 외부인을 친절하게 맞아주는 따뜻함을 느낄 수 있었습니다인도네시아 내 한류 열풍의 중심지 중 한 곳으로 한국인에 대한 호의적인 분위기 또한 피부로 전해졌습니다.



300년 이상 인도네시아를 식민 통치했던 네델란드인들로부터 자바의 파리로 불렸던 반둥의 자연 관광지 역시 감탄사를 자아내기는 마찬가지였습니다. ‘침몰한 배를 의미하는 탕구반 프라후 화산과 인접한 치아트르 온천 지대그리고 인도네시아 내에서도 유명세를 톡톡히 타고 있는 인근의 녹차 밭까지


빠듯한 일정 탓에 천혜의 자연환경을 둘러보는데 한나절 밖에 시간을 내지 못한 게 아쉬울 정도였습니다특히 화산으로 가는 길에 들른 수상 시장의 아기자기한 먹거리들은 한국에서는 좀처럼 구경하기 힘든 별미였습니다.



주말이면 관광객들로 문전성시를 이루는 본연의 매력에 더해 반둥은 조금씩 그 위상을 높여가고 있습니다전세계가 주목하는 인도네시아 경제 성장의 열차에 본격적으로 올라탔기 때문입니다실제 체류 기간 동안 일행의 발이 돼 준 현지 운송업체의 정류장에서 이를 확인할 수 있었습니다


도시 간 이동이 대개 경제 발전과 궤적을 같이 하는 만큼 주말 저녁 길게 줄을 늘어선 승객들의 모습에서 반둥의 밝은 미래가 그려졌습니다.



국내에는 낯설지만 반둥과 한국의 만남은 20세기 중반으로 거슬러 올라갑니다1940년대 초 일본군은 태평양전쟁의 일환으로 인도네시아말레이시아 등을 점령하고 조선인 학도병과 포로 감시원을 동남아 지역으로 반강제로 동원했습니다조선인 군속들은 네델란드군 등 당시 인도네시아에 주둔하던 연합군 포로들의 수용시설이 들어선 반둥에도 보내졌습니다


이런 가슴 아픈 역사적 교차점 때문에 반둥이 더욱 남다르게 다가오는 것 같기도 합니다인도네시아의 앞날을 이끄는 대표 도시로서 반둥과 한국의 인연이 깊어졌으면 하는 바람입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