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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계 여행/동북아시아

일본 내 한국 문화유산을 찾아서(3)

by junghwan 2017. 6. 20.

일본에서 발견하는 조상들의 발자취

사이타마현 히다카시 '고려향(高麗鄕)'을 가다


서울의 초가을을 떠올리게 하는 따뜻한 날씨만큼 고마신사로 가는 길은 쾌적했습니다. 도로변으로 들어선 채소밭, 차밭과 농가들을 지나치면서 전형적인 한국의 농촌마을에 온 것 같은 기분이 들었습니다. '피는 물보다 진하다'고 제 몸 속에 고구려 조상들의 피가 흐르기 때문인가 생각해 봤습니다. 방문객들이 혹시나 길을 잃을까 봐 세심하게 마련해 놓은 표지판을 하나 둘씩 세어가다 보니 흥미로운 푯말이 시야에 들어왔습니다. 

밭 한가운데 '고마가와부동산(高麗川不動産)' 푯말이 세워져 있었습니다. 한여름 무더위를 피해 마을 사람들이 즐겨 찾는 물줄기인 고마가와(高麗川)를 쫓아 이름을 지은 부동산 광고였습니다. 동네 이름과 역 이름은 물론 가게 이름, 강 이름까지 고마란 말을 일상적으로 접할 수 있는 고려마을에 와 있음을 실감할 수 있었습니다.
 

'일본 속의 한국 문화재(이경재 지음)'에 의하면, 고려마을에서는 심지어 '너 또는 당신'을 뜻하는 '여보야' 단어를 사투리고 사용한다고 합니다. 1300여년 전 이 곳에 도래한 고구려인들의 '여보'라는 말이 아직도 남아 있는 것입니다. 고마가와를 가로지르는 조그만 다리를 건너자 고마신사가 어렴풋이 보이기 시작했습니다. 주차장과 '천하대장군', '지하여장군' 이름의 장승 두 개, 도리이(鳥居, 신사 입구에서 주로 발견되는 일본의 전통 문)를 지나치자 이윽고 고마신사가 그 모습을 드러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