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에서 발견하는 조상들의 발자취
사이타마현 히다카시 '고려향(高麗鄕)'을 가다
서울의 초가을을 떠올리게 하는 따뜻한 날씨만큼 고마신사로 가는 길은 쾌적했습니다. 도로변으로 들어선 채소밭, 차밭과 농가들을 지나치면서 전형적인 한국의 농촌마을에 온 것 같은 기분이 들었습니다. '피는 물보다 진하다'고 제 몸 속에 고구려 조상들의 피가 흐르기 때문인가 생각해 봤습니다. 방문객들이 혹시나 길을 잃을까 봐 세심하게 마련해 놓은 표지판을 하나 둘씩 세어가다 보니 흥미로운 푯말이 시야에 들어왔습니다.
밭 한가운데 '고마가와부동산(高麗川不動産)' 푯말이 세워져 있었습니다. 한여름 무더위를 피해 마을 사람들이 즐겨 찾는 물줄기인 고마가와(高麗川)를 쫓아 이름을 지은 부동산 광고였습니다. 동네 이름과 역 이름은 물론 가게 이름, 강 이름까지 고마란 말을 일상적으로 접할 수 있는 고려마을에 와 있음을 실감할 수 있었습니다.
'일본 속의 한국 문화재(이경재 지음)'에 의하면, 고려마을에서는 심지어 '너 또는 당신'을 뜻하는 '여보야' 단어를 사투리고 사용한다고 합니다. 1300여년 전 이 곳에 도래한 고구려인들의 '여보'라는 말이 아직도 남아 있는 것입니다. 고마가와를 가로지르는 조그만 다리를 건너자 고마신사가 어렴풋이 보이기 시작했습니다. 주차장과 '천하대장군', '지하여장군' 이름의 장승 두 개, 도리이(鳥居, 신사 입구에서 주로 발견되는 일본의 전통 문)를 지나치자 이윽고 고마신사가 그 모습을 드러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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