헌법재판소의 박근혜 대통령 탄핵심판 최종 변론기일

27일 오후 서울 재동에 위치한 헌법재판소에서는 박근혜 대통령 탄핵심판의 최종 변론이 진행되고 있습니다. 숨가쁘게 달려온 박 대통령 탄핵심판의 마지막 변론기일이 이정미 헌재소장 권한대행의 주재로 열린 것입니다. 이날 변론이 종결되면 헌재 재판연구관들이 결론을 달리한 결정문 작성에 들어갑니다. 

이를 바탕으로 8인의 재판관들은 자신의 의견을 밝히는 재판관회의(평의)를 개최합니다. 이후 선고일이 결정되고 결론이 발표됨으로써 탄핵심판은 막을 내리게 됩니다. 대통령 탄핵소추라는 사건의 중요성을 감안할 때, 최종변론 이후 선고 전까지는 극도의 보안이 유지될 전망입니다. 

실제 이날 헌재 주변은 각각 탄핵 인용과 기각을 촉구하는 진보와 보수단체의 기자회견이 연이어 열리는 등 긴장된 분위기였습니다. '운명의 시간'을 맞아 국회 소추위원단과 대통령 대리인단은 이날 대심판정에서 치열하게 마지막 구두변론을 펼쳤습니다. 

언론보도 등에 따르면, 국회 측은 "대통령도 결코 법 위에 있지 않다는 법치의 대원칙을 분명하게 선언해 달라"면서 박 대통령의 파면을 거듭 요청했습니다. 반면 대통령 대리인단은 "재판관 공백이 대통령 방어권 행사를 방해해 불이익을 당했다"며 대통령이 정치를 잘 하지 못한다는 이유로 탄핵할 수 없다는 기존 입장을 되풀이했습니다. 

끝내 헌재에 모습을 드러내지 않은 박 대통령도 대리인이 대독한 서면진술을 통해 "국회 측 탄핵소추 사유가 적법하지 않으며, 소추 근거가 된 각종 의혹이 사실과 다르다"며 탄핵이 될만한 중대한 법 위반이 없었다고 밝혔습니다. 

한편 이날 오전에는 박영수 특별검사팀의 수사 기한 연장이 무산됐습니다. 황교안 대통령 권한대행 국무총리가 "오랜 고심 끝에 특검의 수사기한 연장 요청을 승인하지 않기로 결정했다"는 입장문을 발표했기 때문입니다. 

특검팀과 야권의 거듭된 요청에 묵묵부답으로 일관해 온 황 권한대행의 특검 연장 불승인은 사실 어느 정도 예견된 결과였다는 평가입니다. 보수 진영의 유력한 차기 대선 후보로 주목받는 황 권한대행이 수사기한이 연장된 특검이 자신을 임명한 박 대통령을 조사하게 되는 상황에 부담을 느낄 수 밖에 없다는 분석이 일찌감치 제기돼 왔습니다. 

이로써 특검은 오는 28일 60일의 수사 기간을 포함해 총 80일에 달하는 활동을 마치게 됩니다. 특검은 10~15명에 달하는 이번 사건 관련자들을 추가적으로 재판에 넘기는 것으로 공식 수사를 마무리하다는 방침입니다. 

이규철 특검보는 브리핑에서 "특검법 수사대상에 대한 수사가 마무리되지 못한 상황에서 황 권한대행이 연장 신청을 받아들이지 않은 점에 대해 매우 안타깝게 생각한다"며 "수사 마무리와 공소유지에 최선을 다할 것"이라고 강조했습니다. 

특검 연장 요청을 수용하지 않은 황 권한대행에 대한 국민적 비판의 목소리가 커지고 있는 가운데, 더불어민주당과 국민의 당, 정의당 등 야 3당은 황 권한대행의 탄핵을 공동 추진하겠다는 의지를 내비치고 있습니다.

<사진 출처: JTBC 및 연합뉴스 TV 화면 캡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