독립 인도네시아 꿈꾼 한국인 영화 감독
자카르타 쁘땀부란 공동 묘지 내 허영 무덤을 찾아서
한국에서 인도네시아가 본격적으로 조명 받기 시작한 것은 비교적 최근의 일입니다. 동남아시아 지역의 경제 성장과 함께 한국 기업들의 인도네시아 진출이 잦아지기 전까지는 세계적 휴양지 발리 등을 제외하면 상대적으로 낯선 국가였습니다. 하지만 1960년대 영사급 외교관계가 수립된 사실을 언급하지 않더라도 인도네시아와 인연은 그 어느 나라 못지 않습니다.
이미 361년 전에 두 나라를 연결시켜 주는 역사적 사건이 발생했을 정도입니다. 바로 1653년 제주도에 표착한 뒤 한국에 관한 최초의 서양 기행문으로 평가 받는 '하멜표류기'를 쓴 하멜의 배가 처음 닻을 올렸던 곳이 바타비아(Batavia), 즉 지금의 인도네시아 수도 자카르타였습니다.
그리고 300여 년 후에는 독립 인도네시아를 꿈꿨던 한국인 영화 감독이 자카르타의 공동 묘지에 묻히게 됩니다. 닥터 후융(DR.HUYUNG)이라는 인도네시아 이름으로 불렸던 허영(許泳)이 그 주인공입니다. 친일 매국노와 인도네시아 독립 영웅이라는 양극단의 삶을 산 뒤 이국땅에서 생을 마감한 허영의 유해가 안장된 공동 묘지를 찾았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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