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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뷰 추억

한국이 영어 중국어 콘텐츠 적극 개발하길 당부

by junghwan 2017. 1. 9.


최근 한국 사회를 둘러싼 대내외적인 어려움이 커지고 있습니다. 특히 사드(고고도미사일방어체계, THAAD) 및 우파 성향의 신행정부 출범과 관련해 'G2'로 불리는 중국, 미국과의 관계가 예전 같지 않다는 지적이 끊이질 않습니다. 

이런 상황에서 신문사 재직 시절 토머스 데이븐포트 미국 밥슨칼리지 교수를 만났던 기억이 떠오릅니다. 한국이 영어, 중국어로 된 콘텐츠를 만들 것을 적극 조언한 데이븐포트 교수와의 인터뷰를 공유해 봅니다.

                                                     

<기사 및 사진 출처: 매일경제신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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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은 영어ㆍ중국어로 된 콘텐츠 만들어라"
토마스 데이븐포트 미국 밥슨칼리지 교수 인터뷰

"제가 한국의 지식경제 구축 담당자라면 영어ㆍ중국어 콘텐츠를 적극 개발할 것입니다 ." 피터 드러커, 톰 프리드먼과 함께 세계 3대 경영 석학으로 불리는 토머스 데이븐포트 미국 밥슨칼리지(Babson College) 교수(53)가 한국 경제에 던진 메시지는 단순하지만 명쾌했다.

한국이 하드웨어ㆍ소프트웨어를 넘어 서비스 분야에 관심을 두고 국가와 기업 경쟁력을 높일 것을 거듭 주문했다. 매일경제신문 후원으로 KMAC(한국능률협회컨설팅)가 주최한 `전략혁신 콘퍼런스`에 참석하기 위해 한국을 방문한 데이븐포트 교수는 지난 2일 기자와 만나 한국 경제에 대한 속내를 털어놨다.

그는 "전 세계 웹에 올라오고 있는 콘텐츠 중 한국어 콘텐츠의 성장률은 엄청나다"며 "이는 한국이 인터넷 문화가 발달하고 인터넷 사용자도 그만큼 많기 때문"이라고 전제했다. 하지만 데이븐포트 교수는 양적 팽창에도 불구하고 이들 콘텐츠가 국제화되지 못한 점을 아쉬움으로 들었다.

그는 "제품이 아닌 서비스로 경쟁하기 위해서는 언어 문제가 중요하다"며 "한국어가 영어ㆍ중국어처럼 글로벌 무대에서 통용되지 못하는 만큼 이들 언어로 콘텐츠를 개발하는 일이 절실하다"고 주장했다. 인도처럼 언어의 혜택을 받지 못한 이상 영어와 중국어를 받아들여 글로벌 콘텐츠를 생산함으로써 서비스 경쟁력을 키워야 한다는 얘기다.

데이븐포트 교수는 중국의 부상에 심각한 위기감을 느끼고 있는 한국 기업의 생존 방안도 같은 맥락에서 찾았다. 그는 "휴대전화, 인터넷 보급률이 가장 높은 나라 중 하나인 한국에서 IT(정보기술) 기기들은 보편화되고 있다"며 "IT 기기가 일용품이 되면 이들을 일상에서 어떻게 해석하고 구현하느냐는 문제에 초점을 맞춰야 한다"고 밝혔다.

한국에는 정보는 넘쳐나고 있지만 정보를 소비하는 방법은 그다지 발달하지 않았다며 기업들이 서비스 리더십에 관심을 보일 것을 주문했다. 데이븐포트 교수는 마이크로소프트를 예로 들었다. 그는 "마이크로소프트는 3000여 명의 연구원이 인류학자처럼 고객의 제품 사용 동향을 면밀히 관찰한다"며 "이를 바탕으로 제품의 문제점을 파악ㆍ개선함으로써 기술과 서비스의 효과적인 통합을 추구한다"고 말했다. 

그는 이어 "한국은 기술 강국으로 유명하지만 경영혁신, 마케팅 분야는 취약한 것이 사실"이라면서 "삼성전자 현대자동차 등 한국 최고 기업들이 중국과의 경쟁에서 살아남기 위해서는 서비스 부문에서 리더십을 쌓아야 한다"고 덧붙였다. 이와 함께 데이븐포트 교수는 한국 리더들에게도 쓴소리를 던졌다.

그는 "한국은 핀란드 싱가포르와 함께 세계에서 가장 빨리 지식경제로 전환을 이뤄냈다"며 "심지어 지난해 말 비즈니스위크지가 휴대전화로 매일 수백 개의 문자메시지를 보내는 16세 한국 소녀의 모습을 미래 사회의 전형으로 그렸을 정도"라고 얘기했다.

하지만 그는 "한국 경제의 발전 이야기는 글로벌 사회의 본보기가 될 수 있는데도 아시아를 제외한 곳에서는 대부분 잘 모른다"며 "이는 한국 리더들이 세계 무대에서 제 목소리를 내지 않은 탓이 크다"고 지적했다. 데이븐포트 교수는 한국 리더층이 지금부터라도 적극적으로 팔을 걷어붙일 것을 당부했다.

그는 "학계를 포함한 한국 리더들이 국제 사회에 한국 경제의 발전상을 지속적으로 알림으로써 국가 위상에 맞는 대접을 받게 해야 한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하버드대 경영학 박사 출신인 데이븐포트 교수는 베스트셀러 `관심의 경제학(The Attention Economy)` 저자로 글로벌 경영혁신 분야의 구루(Guruㆍ정신적 지도자)로 꼽힌다. 하버드 경영대학원ㆍ보스턴 경영대학원ㆍ다트머스 경영대학원 교수직을 거친 후 지난 99년 밥슨칼리지에 스카우트돼 최고 연봉 교수로 재직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