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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계 여행/동남아시아

싱가포르의 기러기 엄마

by junghwan 2017. 4. 11.

주지하다시피 싱가포르는 아시아에서 손꼽히는 강소국입니다. 서울시 만한 면적에 인구도 채 600만명이 되지 않지만, 전체 거주자의 40% 가량을 외국인이 차지할 정도로 글로벌한 도시 국가입니다. 한국인들 역시 어렵지 않게 만날 수 있습니다. 이와 관련해 신문사 재직 시절 동남아의 허브 싱가포르 출장길에서 접했던 에피소드를 공유해 봅니다.^^

<기사 및 사진 출처: 매일경제신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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싱가포르의 기러기 엄마

'기러기 아빠'

자식을 유학 보내기 위해 국내에 남아 돈을 벌어 보내는 아빠를 새끼 사랑에 헌신적인 기러기에 비유해 부르는 말이다. 영어에 대한 한국 사회의 비정상적 열풍과 홀로 남은 아빠의 외로움을 절묘하게 담고 있는 기러기 아빠는 한국 사회의 단면으로 자리잡은지 오래다.

하지만 최근 싱가포르에는 기러기 아빠가 아닌 '기러기 엄마'가 새로운 사회 현상으로 나타나 관심을 모으고 있다. 기러기 엄마는 말 그대로 자녀 교육을 위해 남편과 떨어져 해외에 살고 있는 엄마를 뜻한다. 대부분 초등학교 연령대인 아이들을 조기 유학시키기 위해 해외에서 자녀들을 뒷바라지하며 남편과 떨어져 사는 엄마들이다.

현재 싱가포르에 거주하고 있는 한국인은 약 8,000여명 수준. 이중 수백 여명이 기러기 엄마와 함께 온 아이들로 이루어진 가정인 것으로 추산되고 있다. 이렇게 싱가포르가 기러기 엄마들의 러브콜을 받는 것은 싱가포르가 갖고 있는 여러가지 장점 때문이다.

인천공항에서 비행기를 타고 약 6시간 거리에 위치한 싱가포르는 미국이나 캐나다만큼 이역만리의 땅이 아니다. 즉 남편들이 주말을 이용해 가족을 보러 얼마든지 찾아올 수 있다는 얘기다. 여기에 같은 아시아인끼리 통하는 점도 많다.

음식과 생활방식, 주거형태 등에 유사점이 많아 한국인들이 적응하기가 비교적 쉽다. 또 영어와 중국어를 함께 배울 수 있는 점도 싱가포르의 매력이다. 전체 인구의 70%가 중국계인 싱가포르는 인구 대부분이 영어와 중국어를 자유롭게 구사한다. 조기 유학의 최대 목표가 외국어 교육인 만큼 일석이조의 효과를 거두는 셈이다. 

여기에 1싱가포르 달러당 600원 수준인 생활비도 한국과 비교해 비슷하거나 약간 싼 수준이다. 싱가포르에 아들과 아내를 보낸 한 아빠는 "싱가포르는 작은 도시 국가지만 생활에 필요한 모든 조건을 갖춘 곳"이라며 "지리적 위치와 소비 수준이 높아 조기 유학지로 인기를 끌고 있다"고 말했다.

현지에 진출한 한 한국 기업 주재원도 "엄마와 아이가 아빠와 떨어져 싱가포르로 오는 사례가 늘어나면서 사회적 논란거리가 되고 있다"면서도 "하지만 아직 심각한 수준이 아니고 북미, 유럽과 비교해 이점이 많은 만큼 기러기 엄마들의 싱가포르행이 더욱 잦아질 것 같다"고 내다봤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