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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뷰 추억

印尼 소수민족에 한글 전파한 서울대 언어학과 교수

by junghwan 2017. 2. 5.

동남아시아, 그 중에서도 인도네시아 관련 업무에 주로 몸담다 보니 아무래도 인도네시아 소식에 귀를 쫑긋하게 됩니다. 2월의 첫 일요일 인도네시아 뉴스 등을 훑어보다가 문득 신문사 재직 시절 진행했던 인터뷰가 떠올랐습니다. 인도네시아 술라웨시섬의 소수 민족에 한글을 전파하는데 앞장섰던 서울대 언어학과 이영호 교수와의 만남이었습니다. 

언론의 비상한 관심을 끌었던 한글의 첫 해외 진출 사례로, 아쉽게도 당초 바람과는 달리 지금도 한글 보급에 상당한 난관을 겪고 있다고 전해집니다. 2009년 여름으로 기억되는 이 교수의 인터뷰 기사를 공유해 봅니다^^

                                                                    

<기사 및 사진 출처: 매일경제신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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印尼 소수민족에 한글 전파한 이호영 서울대 언어학과 교수
'언어 한류'로 형제 늘면 국위 저절로 상승

"로마문자를 필두로 한자, 아랍문자 등의 개별 언어에 대한 영향력이 커진 상황에서 한글이 국제 무대에 첫 발을 내딛었다는데 의의가 있습니다."

문자가 없는 인도네시아의 소수민족이 세계에서 처음 한글을 공식 문자로 채택하고 본격적인 교육을 시작했다는 반가운 소식이 들려온 6일. 점심 시간이 지나서야 연락이 닿은 이호영 서울대 언어학과 교수는 아직도 흥분을 가라앉치지 못한 모습이었다. 학계, 언론계 등에서 쏟아지는 문의에 "예상보다 전화가 많이 오네요"라며 너스레(?)를 떠는 만큼 수화기 너머에서는 강한 자부심이 느껴졌다.

이 교수가 주축이 된 훈민정음학회가 인구 6만명의 인도네시아 소수민족인 찌아찌아족에게 한글로 된 자기말 교과서를 만들어주기까지는 우여곡절이 많았다.
이들이 살고 있는 바우바우시를 찾아가 한글 보급에 관한 양해각서(MOU)를 체결한 뒤 찌아찌아어를 분석하기 위해 한국에 초청한 원어민들이 향수병과 도시 스트레스, 추위 등에 시달리면서 사업은 무산될 뻔했다.

또 중국 헤이룽장이나 태국, 네팔 오지의 소수민족들에 한글을 전파하려는 시도가 현지 정부의 협조 부족 등으로 실패했던 선례들도 부담이었다.
하지만 문자를 간절히 원해온 찌아찌아족의 뜨거운 호응과 한국 마니아인 현지 시장의 도움 속에 결국 한민족 외에 한글을 공식 문자로 받아들인 첫 민족이 등장하는 결실을 맺었다.

이 교수는 "한국의 인기와 한글, 한국어 교육에 대한 열기가 기대 이상으로 높았다"며 "찌아찌아족과 한국간 교류가 활성화되면 다른 지역에서도 좀 더 쉽게 한글을 받아들일 수 있을 것"이라며 기대감을 감추지 않았다.
이 교수는 한글 전파 성공의 비결을 신장된 국력과 한류 열풍에서 찾았다. 그는 "현지에서 초등학생들에게 주당 4시간씩 한글 교과서로 찌아찌아어를 가르치고 있는데 이는 굉장한 투자"라며 "이렇듯 한국과의 교류에 열정을 보이는 것은 높아진 국가의 위상과 한류 인기 때문인 것 같다"고 설명했다.

당분간은 찌아찌아어가 일상 생활에 완전히 스며들어 찌아찌아족이 한국인들과 같은 문자생활을 하기를 바란다는 이 교수는 정부 차원의 적극적인 지원을 당부했다.
그는 "한글 수출은 개인 재단의 노력만으로는 사업 확장에 한계가 있다"며 "정부의 체계적인 지원이 뒷받침된다면 '언어 한류'를 통해 같은 문자를 쓰는 형제민족, 형제국가가 늘어나고 이는 국가 브랜드 강화로 이어질 것"이라고 내다봤다.